한청신문

尹 회견 두고 온도 차 보인 與...달갑지 않은 野

이성우 기자 | 기사입력 2024/11/05 [17:27]

尹 회견 두고 온도 차 보인 與...달갑지 않은 野

이성우 기자 | 입력 : 2024/11/05 [17:27]

▲ 지난달 24일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대표, 추경호 원내대표 등 국민의힘 지도부, 대통령실 참모진이 함께 산책을 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

 

윤석열 대통령이 오는 7일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을 통해 주요 현안에 대해 소상히 설명할 예정인 가운데, 5일 이를 두고 국민의힘 내에선 계파 간 온도 차를 보이고 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를 중심으로 한 친한계는 이날 최근처럼 압박적 어조로 변화와 쇄신을 강조하며 윤 대통령을 코너로 모는 듯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이번 회견이 민심을 더욱 악화시키는 계기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이 담화에서 어떤 말을 할지'를 묻는 질문에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담화가 되길 기대하고, 반드시 그래야 한다"고 말했다. 

 

'인위적인 인적 쇄신은 하지 않겠다'는 대통령실의 방침에 대해선 "인적 쇄신은 원래 인위적으로 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심기일전해서 새로운 출발을 하고, (임기가) 2년 반 남았는데 신뢰를 다시 받고 그런 차원에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걸 인위적인지 아닌지 가릴 문제는 아니고, 왜 해야 하느냐에 대한 국민적 공감이 충분히 있다"고 덧붙였다.

 

'대통령실이 김건희 여사 활동과 관련해 외교 일정을 제외하고 대외 활동을 중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데 충분하냐'는 질문에 "국민 눈높이에 맞아야 한다"고 답했다.

 

친한계 김종혁 최고위원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자화자찬적인 메시지는 하시면 안 될 것 같다"며 "국민이 평가를 해주시는 것이지 본인이 미리 앞세워서 얘기하면 안 된다"고 조언했다.

 

그는 "그다음에 국민들에 대한 진솔한 사과가 필요하다"며 명태균 씨와의 통화 녹취록과 관련해 "이것이 법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지 않느냐는 얘기를 국민들이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김건희 여사 대외활동과 관련해선 "이번에 어떻게 처신하겠다는 것을 확실하게 밝히셔야 한다"며 "김 여사가 활동 자제한다는 이야기를 한두 번 들은 게 아닌데, 그동안 조용히 계시다가 다시 나오는 것을 반복하시지 않았나"라고 했다.

 

신지호 전략기획부총장은 KBS 라디오 '전격시사'에 출연해 "대통령 부부와 명태균 씨 간 어떤 일이 있었는지 정확하게 아는 사람이 없다"며 "당사자인 대통령께서 솔직하고 구체적으로 설명을 하고, 사과의 필요성이 있으면 해야 한다. 전향적인 쇄신책 필요성에 계파를 불문하고 거의 당론 통일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다음 주 외교 일정에 김 여사가 동행하는지가 대통령실이 국민 목소리를 경청하는지를 가늠할 리트머스 시험지가 될 것"이라며 "(여사 동행 시) 여론이 더 악화할 위험성이 다분히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친윤계에서는 대통령의 쇄신 조치를 기대한다면서도 쇄신 요구 시 압박하는 듯한 태도는 자제해야 한다는 견해가 나온다.

 

이철규 의원은 YTN 라디오 '뉴스파이팅'에서 "사람이나 조직은 늘 변화하고 쇄신해야 한다"면서도 "누군가가 이 정권을 흔들고 정부를 공격하기 위해서 무조건 사람을 바꾸라고 하면 (안 된다)"고 비판했다.

 

또한 "정말 잘되기를 바라서 하는 요구와 상대를 무조건 비판·비난·공격하기 위해서 쇄신하라는 것은 결이 다르다"며 "인사권자에게 압박하듯이 정치 공세를 하는 정치는 이제 지양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필요한 조치 또 국민께서 납득할 만한 변화는 있지 않겠나"라고 덧붙였다.

 

한편 더불어민주당에선 회의적인 반응을 내비쳤다. 민주당이 11월부터 본격 비상하는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희석하고, 나아가 당 차원에서 공식적으로 언급하진 않지만 정권 조기 퇴진을 이루기 위해선 윤 대통령의 지속적인 쇄신 불가 고집과 그에 따른 당정 갈등 심화, 윤 대통령 부부 비판 여론 고조가 필요하다. 그러나 이번 회견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된다면 자칫 여당 통합과 여론 반전의 기회가 될 수도 있어 민주당 입장에선 달갑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5일 서면브리핑을 통해 "이제라도 민심의 무서움을 깨달았냐, 아니면 펄펄 끓어오르는 민심에 손을 집어넣어 보려는 무모한 시도냐"면서 "윤 대통령이 과연 진심으로 반성하고, 특검 수용과 국정 쇄신을 결단할 수 있을지 국민이 지켜보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국민인지, 배우자인지 선택해야 한다"며 "이번에도 과거처럼 김건희 여사가 매정하지 못했다는 둥 어쭙잖은 변명과 하나마나한 사과로 넘어가려 한다면 타오르는 민심에 기름을 붓는 격이 될 것에 명심하길 바란다" 경고했다.

 

그는 다만 "'다른 나라 정상들도 지지율이 낮다'는 둥 '돌을 맞고 가겠다'는 둥 복장 터지는 말로 국민을 우롱하던 게 며칠 전"이라며 "윤 대통령이 진솔하고 변화된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하지만 기대는 크지 않다"고 했다.

 

또 "더욱이 대통령실은 한동훈 대표가 요구한 대국민 사과, 참모진 전면 개편 등에조차 선을 긋고 있다고 한다"며 "하물며 특검 수용은 언감생심으로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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