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전날 대국민담회 및 기자회견에서 국정 쇄신에 대해 이전보단 전향적인 입장을 보이며 김건희 여사 대외활동 자제 등을 공식적으로 약속했던 가운데, 쇄신이 속도감 있게 가시화되는 모양새가 펼쳐지고 있다. 또한 윤 대통령의 핵심 참모로 꼽히는 강훈 전 대통령실 정책홍보비서관은 한국관광공사 사장 지원을 자진 철회하며 쇄신 기조에 힘을 실었다.
8일 대통령실은 전날 윤 대통령이 밝힌 '김 여사 활동 불가피한 사안 외 중단' 기조에 따라 이달 중순 해외 순방 일정에 김 여사는 동행하지 않기로 결정했으며, 제2부속실도 공식 출범시켰다고 밝혔다.
이날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 여사가 윤 대통령의 다음 순방에 동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어제 대통령 담화 및 기자회견의 후속 조치"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7일 윤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결국 대외활동은 국민들이 다 보시는 거기 때문에 국민들이 좋아하시면 하고, 국민들이 싫다 그러면 안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지금의 여론을 충분히 감안한다"면서 "(그간) 외교 관례상, 또 국익활동상 반드시 해야 된다고 저와 제 참모들이 판단하는 일을 제외하고는 사실상 중단해 왔다. 앞으로도 이 기조를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김 여사는 해당 기조에 따라 이달 중순 순방에 동행하지 않는 것은 물론 연말까지 국내 활동도 중단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앞으로 배우자가 불참하면 결례가 되는 외교 행사 등 꼭 필요한 외교 무대에만 참여할 전망이다. 국내활동의 경우는 문화 예술, 반려동물 등의 분야에서 김 여사 참석을 많이 요청하고 있어 내년부터 안마다 상황과 필요성을 봐가며 신중히 판단해 참석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전해졌다.
김 여사 활동을 보좌할 제2부속실장에는 장순칠 전 시민사회비서관이 임명됐다. 제2부속실은 영부인의 집무 공간을 별도로 두지 않고 접견실과 직원 업무 공간으로 구성, 크기는 이전의 3분 1 이하이며, 장 실장을 포함해 한 자릿수의 직원으로 채워진다.
아울러 윤 대통령 내외는 개인 휴대폰 번호를 바꿀 예정이다. 명태균 씨와 같은 외부 인사와의 사적 소통을 차단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한편 대선 캠프 때부터 윤 대통령과 호흡을 맞춘 인물이자 일명 '김건희 라인'으로 지목된 강 전 비서관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저는 한국관광공사 사장 지원을 자진 철회한다"며 "대통령님의 국정운영 부담을 조금이나마 덜어드리고 국정쇄신의 디딤돌이 될 수 있다면 그 길을 걷겠다"고 밝혔다. 이는 대통령의 최측근이 공사 사장이 된다면 낙하산 인사라는 지적과 함께 쇄신에 어긋난다는 비판 연론이 거세게 일며 대통령의 정치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결정으로 보인다.
아울러 그는 여사 라인 의혹과 관련해서도 "거론된 비서관들이 모여 밥한끼 한적 없는데 어느새 저는 '7인회'의 일원이 되었다"며 "소위 '박영선-양정철' 보도에선 취재원으로 지목되고 비서실장과 권력 다툼을 벌였다는 황당한 루머도 돌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정인들은 온갖 엉터리를 만들어 '전횡' 사례라고 주장한다"며 "지금 이 순간에도 대통령님 내외에게는 훨씬 많은 왜곡이 덧칠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한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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