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청신문

뜨거운 당게 논란, 특검 연계까지?...추경호, 확전 조짐에 "냉각기 갖자"

이성우 기자 | 기사입력 2024/11/28 [18:36]

뜨거운 당게 논란, 특검 연계까지?...추경호, 확전 조짐에 "냉각기 갖자"

이성우 기자 | 입력 : 2024/11/28 [18:36]

▲ 지난 18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국민의힘TV 유튜브 캡쳐)     ©

 

국민의힘 당원게시판 논란의 열기가 쉽게 식을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친윤계를 중심으로 여권 인사들이 한동훈 대표에 대한 공세를 3주째 지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더해 28일 일부 언론에서 한 대표가 '당 대표 흔들기를 막기 위해 김건희 특검법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하면서 해당 논란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1호 청년 참모였던 장예찬 전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은 지난 27일 페이스북에 "2017년 비공개 맘카페인 강남맘 카푸치노는 특검팀 꽃바구니 보내기 운동을 주도했다"며 "그런데 알고보니 특검팀 한동훈 검사의 배우자 진은정 변호사가 맘카페에서 꽃바구니를 보내자고 여론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진 변호사가 신분을 숨기고 여론조작을 했다는 사실에 강남맘 카푸치노 회원들은 배신감을 느꼈고, (진 변은) 결국 해당 맘카페에서 퇴출됐다고 한다"고 했다.

 

그는 "놀랍게도 국민의힘 당원게시판 사건에서도 동일한 수법이 등장한다"면서 "한동훈 대표 가족과 똑같은 글을 디시인사이드에 올리는 고정 아이디가 적발됐다. 바로 그 아이디가 전당대회 한동훈 캠프에 꽃바구니 보내기 운동을 주도했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신분을 숨기고 온라인에서 여론조작을 했다는 점에서 강남맘 카푸치노와 국민의힘 당원게시판 사건은 동일 인물의 동일한 수법으로 보인다"며 "당원게시판-디시인사이드-맘카페를 종횡무진 누비는 한동훈 대표 가족의 여론조작은 심각한 문제"라고 했다.

 

장 전 최고위원은 이날도 페이스북을 통해 "악재라는 이유로 진실을 밝히지 않으면, 이제 어떤 의혹이 불거져도 2주만 버티면 묻힌다는 나쁜 선례를 남기게 된다"며 "이렇게 간단한 의혹도 해명하지 못 하면서 무슨 자격으로 이재명 대표를 비판할 수 있겠냐"고 질타했다.

 

그간 반한 발언을 쏟아내 왔던 홍준표 대구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당원게시판에 한동훈 가족인지 썼다는 글을 두고 참 저급한 논쟁들 한다"고 적었다.

 

홍 시장은 "그 사태의 본질은 가족들 동원해서 드루킹처럼 여론조작을 했느냐에 집약된다"며 "급기야 서초동 화환 대잔치도 자작극이라는게 폭로되고 그 수법은 국회앞에도 똑같이 있었다"고 말했다. 서초동 화환은 장 전 최고위원이 제기한 진 변호사 의혹을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이어 "그게 사실이라면 참 저급한 신종 여론 조작질"이라며 "김경수가 왜 감옥 가고 드루킹이 왜 감옥 갔겠냐"고 했다.

 

그러면서 "정치 초보자가 구악인 여론 조작질부터 배운다는게 쇄신이냐"며 "하는 짓들이 조폐공사 파업 유도 사건을 떠올리게 한다"고 덧붙였다.

 

친윤으로 분류되는 김민전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디지털 공간이라고 하는 게 소수에 의해 과잉대표될 수 있기 때문에 '드루킹'과 같은 여론조작도 존재했던 것"이라며 "확증편향에 기반한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이제 우리 편에게만 상대를 악마화하고 잘 설명해버리면 되는 상황으로 가게 된다"고 말했다. 사실상 이번 당원게시판 논란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앞서 김 최고위원은 지난 25일 최고위에서 "'당에서 한동훈 대표 사퇴와 같은 글을 쓰는 사람들은 고발한다' 이런 기사가 나왔다"고 발언했다가 한 대표와 설전이 붙었는데, 이날 이와 관련해 "지난 최고위원회를 통해서 명백히 밝혀진 것은 '한 대표께서는 고발할 의향이 없고 준비하고 있지 않다'라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 기사가 오류가 있다고 하면 누구의 책임인지는 취재원과 또 기자가 가려야 할 부분이 아닌가"라고 말했다.

 

이날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는 모임'이 주최한 세미나에서 강연자로 나선 친윤 권성동 의원은 "정부 여당은 기본적으로 협력 관계다. 최근 상황을 보면 그렇지 않아 굉장히 아쉽다. 정권 재창출을 위해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권 의원은 "(당원게시판 글에서) 대통령을 비판한 게 중요한 것이 아니다. 대통령이든 당대표든 국회의원이든 비판받아야 뭘 잘못했는지 깨닫는다. 정치지도자의 숙명이다"면서도 "그런데 대통령실 직원이나 부처 직원들이 (해당 기관 게시판에) 마치 일반 국민인 것처럼 글을 올리면 그것은 제대로 형성된 민심이 아니다"며 "당원게시판도 마찬가지다. 당심을 잘 파악해서 반영하기 위해 당원게시판이 있는 것인데, 당직자를 동원하거나 당 지도부 측근들이 수백, 수천번 글을 올린다면 그건 당심이 왜곡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일부 언론에서는 최근 한 대표가 친한계 인사들과 대화 중 당원게시판 논란과 관련해 '부당한 당 대표 흔들기를 막기 위해 김건희 특검법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한 대표는 "제가 한 말은 아니다"며 일축했다. 

 

다만 이러한 보도가 나왔다는 것 그 자체로도 친한계의 기류가 심상치 않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더욱이 앞서 친한계 정성국 의원은 전날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특검과 관련해 한 대표가 친윤과 다르게 생각할 수 있냐'는 질문에 "며칠 사이 한 대표의 뉘앙스가 약간 다르게 느껴진다. 심중에 어떤 생각이 있는지 며칠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한 바 있다. 

 

이 같은 친한계 분위기를 의식한 듯 추경호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의원총회에서 당분간 해당 논란 관련 언급을 자제할 것을 주문했다. 추 원내대표는 의원총회를 진행한 후 기자들과 만나 "의원, 당직자들도 당분간 대외적 의견 표명은 자제해달라고 말씀드렸다"며 "당 지도부에서 여러 상황을 정리하고 생각하고 할 시간도 필요한 것 같다. 조금은 이 문제를 냉각기를 갖고 생각할 시간을 갖도록 하자"고 밝혔다.

  • 도배방지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