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좋았는지 이반(마크 아이델슈테인 분)이 애니에게 밖에서 만날 수 있냐고 묻자, 애니가 번호를 알려준다.
아침에 퇴근한 애니가 집에서 한숨 자고, 이반의 저택을 방문한다. 이반은 환상적이었다며 후한 팁을 건넨다.
아직 21살이라는데 대체 어떻게 이렇게 돈이 많은지 묻자, 대뜸 자기 아빠 이름을 말한다.
그게 누구냐니까 구글에 검색해 보라고 한다. 검색 후, 애니가 깜짝 놀란다.
이후로도 둘은 이반의 집에서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낸다.
급기야 이반이 주최하는 파티에 친구인 룰루를 데리고 갈 정도로 이반과 친해진다.
이반에 애니는 화끈한 밤을 보내고, 다음 날 오후 늦게 일어나 출근하려는 애니에게 이반이 자기랑 1주일 동안 여자친구처럼 일상을 같이 보내면 15,000달러를 주겠다고 제안한다.
이를 수락한 애니는 가게에 나가 일도 정리하고, 룸메이트에게 1주일 후에 오겠다고 말하고 곧장 이반의 집으로 간다.
두 사람은 실컷 마약과 섹스를 즐긴다. 친구들과 같이 약을 하다가 라스베이거스 마약이 질이 좋다며, 곧장 전용기를 타고 라스베이거스로 간다.
카지노에 들려 스위트룸에 묵으며 음주가무와 도박, 마약을 즐기니 애니 입장에선 완전 딴 세상 삶처럼 느껴진다.
그렇게 약속한 1주일이 지나고, 아버지 회사에서 일하기 위해 다시 러시아로 돌아가야 하는 이반이 애니에게 둘이 결혼하면 러시아에 안 가도 된다고 말한다.
이에 둘은 그길로 24시간 드라이브 스루 예식장에 가서 결혼한다. 그렇게 아노라(애니의 본명)와 이반은 부부가 된다.
둘이 행복한 시간을 나날을 보내던 어느 날, 뒤늦게 이반이 결혼한 걸 안 아빠가 사실 확인을 위해 사람을 보낸다.
가닉(바체 토브마시안 분)이 이반에게 매춘부랑 결혼한 게 사실이냐며, 결혼등록증을 보여달라고 하자 보여준다.
급기야 이반의 부모가 이반을 잡으러 내일 미국으로 온다고 하자, 이반 아버지의 부하인 토로스(카렌 카라굴리안 분)가 이반에게 당장 이혼하라고 다그친다.
이에 옷도 제대로 안 입고 이반이 도망치자, 애니가 난동을 부리고, 이반 아버지의 부하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쩔쩔맨다.
이 상황을 전화로 들으면서 이반의 집으로 오고 있는 토로스는 대체 뭐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몰라 답답해한다.
잠시 후, 도착한 토로스는 어떻게든 둘의 결혼을 무효화 하기 위해서 으름장을 놓지만, 아노라는 자기가 이반의 아내라며 절대 물러설 기미가 없다.
모두 지쳐서 일단 이반을 찾아서 이 사태를 해결하기로 합의하고, 이반을 찾아 나선다.
그러나 아노라는 물론이고, 친구들의 전화까지 받지 않는 이반 때문에 모두가 애태운다.
사실 여기까지만 보면 재미있는 소동극을 보는 것 같다. 특히 이반이 결혼한 걸 알고, 이반의 아빠 부하들이 집으로 찾아와 벌어지는 일은 연극으로 만들어도 재미있겠다 싶을 정도로, 한정된 공간에서 정신없이 혼을 쏙 빼놓는 재미가 있다. 참고로 이 장면이 무려 25분에 달한다.
하지만, 이반의 부모가 미국으로 날아와 이반과 아노라를 만난 후부터 벌어지는 일은 지루하고, 진지하다.
앞에서 관객의 혼을 쏙 빼놓으며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켜 놓고서, 갑자기 분위기가 냉랭해진다.
차라리 부모를 만난 후에도 계속 앞서의 텐션이 유지됐으면, 유쾌한 코미디 영화가 되었을 테지만 그렇지 못한 게 아쉽다.
특히 후반부에 재미가 반감되는 것도 모자라 러닝타임은 2시간을 훌쩍 넘는 139분에 달한다.
다만, 뻔한 신데렐라 스토리가 아닌 허황된 꿈에 결혼한 여자가 어떻게든 이 결혼을 유지하기 위해 애쓰는 스토리라는 점이 독특해 제77회 칸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
영화 <아노라>는 내달 6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디컬쳐 이경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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