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부부 공천개입 의혹 핵심인물인 명태균씨. 본인 제공
경향신문이 단독으로 취재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 여사 공천개입 의혹 핵심인물인 명태균씨가 25일 자신이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의 지난 4월 총선 공천을 독촉하자 김 여사에게서 전화가 왔다는 취지로 답했다. 김 여사가 김 전 의원 공천과 관련해 명씨와 적극적으로 대화를 나눈 것으로 보이는 정황이라고 다음과 같이 기사화 했다.
명씨는 이날 기자와 경남 창원 자택 근처에서 만나 ‘김 전 의원 총선 공천 관련해 텔레그램 말고도 전화를 한 건가’라고 묻자 “내가 보내고 보내고 보냈는데 여사 전화가 왔겠나, 안 왔겠나. 근데 이걸(텔레그램 메시지)로 하는 건 한계가 있잖아. 전화가 왔겠지”라고 말했다. 김 여사와 메시지를 주고 받은 시점은 “2월 중순 정도가 될 것 같다”고 했다.
명씨는 “다른 사람들은 민주당 험지에 가면 다 단수 공천이지 않나. 안 준 사람 있나”라며 “그런데 왜 김영선은 안 줄까. 집권 여당의 공천이 공정하고 형평성이 있어야 되는 거 아닌가. 그 얘기도 못 하나”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김 여사는) ‘자기가 할 수가 없다’고 했다”고 말했다.
명씨는 이어 “나는 한동훈이하고 모든 그런 게 안에서 어떤지를 몰랐다. (서울로) 올라가지 않았으니까. 만약 그런 관계였으면 내가 말도 안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 관계’는 한 대표가 지난 1월15일부터 25일까지 김 여사가 5차례 보낸 문자에 답하지 않았던 상황을 거론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뉴스토마토가 보도한 지난 2월18일 강씨와의 녹취록에서 명씨는 “내일 아침에 그 컷오프 발표돼. 김영선 컷오프야. 여사가 직접 전화 왔어. 그러니까 빨리 기사, 빨리 내 갖고 빨리 확인하고. 그 기사를 여사한테 줘야 돼요”라고 말하기도 했다.
당시 김 전 의원의 총선 공천은 성사되지 않았다. JTBC가 공개한 명씨와 김 여사의 텔레그램 메시지에 따르면 명씨는 김 여사에게 9차례 텔레그램 메시지를 보내 김해갑으로 지역구를 옮기기로 한 김 전 의원에게 단수 공천을 달라고 요청했다. 김 여사는 명씨에게 “단수는 나 역시 좋다”면서도 “기본 전략은 경선이 돼야 하고 지금은 김영선 의원이 약체 후보들을 설득할 수밖에 없다”고 한차례 답장을 보냈다.
명씨는 2022년 6·1지방선거 당시 공천 탈락 위기의 김진태 강원도지사를 위해 김 여사를 연결시켜줬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부인했다. 명씨는 “김 지사와 내가 친한 사람도 아니고 김영선 의원 때문에 커피 한 잔 먹고, 이준석 (대표) 전당대회 할 때 ‘이준석이 좀 도와주세요’ 그 한마디 한 것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윤 대통령의 검찰총장) 청문회 때 (김 지사가) ‘와이프(김 여사) 성적인가 졸업증인가 갖고 막 (종이를) 찢었지 않나”라며 “그러면 여사, 대통령은 더 싫어하겠지. 근데 여사한테 가서 저거(연결) 해달라고?”라고 반문했다.
명씨는 윤 대통령, 김 여사와 대선 경선 당시 가까웠던 사이에 대해서도 인정했다.
그는 “(윤 대통령 부부가 사는 곳에) 경선 때는 여러 번 갔다”며 “아크로비스타에 간 게 아니고 코바나콘텐츠에 갔다”고 말했다.
명씨는 윤 대통령이 손님을 초대하는 장소로서 코바나콘텐츠가 자택인 아크로비스타보다 더 친밀한 관계의 상징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정진석(대통령 비서실장)이는 아크로비스타 다 갔어. 코바나콘텐츠를 몰랐지”라며 “대통령이 거기(코바나콘텐츠에) 한 번씩 오시잖아. (정 비서실장은) 그거 못 내려오잖아. 편안하게 앉아서 얘기하는 곳이니까”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편안한 사람들끼리 앉아서, 식구들끼리 앉아서 (대화)하는 곳”이라며 “아크로비스타로, 집에 모시는 건 접대해 주는 것인데 그 사람은 편안한 친구가 아니었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윤 대통령에게 여론조사를 보고한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여론조사 결과표를 보고 인사이트가 생기면 대통령에게 얘기하나’라고 묻자 “대통령이 알아 듣나”라며 “대통령이 그때 유세 다니고 정신이 없는데 공약 뭐 하고 이러는데 그거 알아듣겠나”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여사가 여론조사를 아나”라며 “여론조사를 해서 전체 전략, 전술을 세운 게 내가 하는 것이다. 근데 그 전술 이야기하면 아나. 그분들이”라고 말했다.
2021년 대선 경선 당시 국민의힘 당원명부 유출과 미래한국연구소에서 유출된 명부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것과 관련해서는 “그거는 내가 토스만 해줬잖아”라면서도 명부를 넘겨준 것으로 알려진 김 전 의원의 전직 보좌관에 대해서는 “(홍 시장) 큰아들의 친구지 않나”라며 “내가 대선 때 뭐 했는지 다 안다. 내가 입 열면 자기들이 상당히 곤란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에서 실시하는 조사에 대해서는 “조사 좀 해줬으면 좋겠다”며 “홍(준표) 대표 쪽에서는 여론조사 옛날에 했으니까 나한테 의뢰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명씨는 창원 국가첨단산업단지 유치와 관련해서는 자신의 기획이라고 주장하면서도 부동산 투기에 대해서는 부인했다. 그는 “나는 제안한 것뿐”이라며 “최종 결정될 때는 (창원)시에서 다 한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한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
|
많이 본 기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