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일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이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SBS 시사교양 라디오 - 시교라 유튜브 캡쳐)  ©

12일 대통령실이 이미 의료대란 장기화에 대비한 여러 플랜들이 대기하고 있다면서 의료계 일각에서 여·야·의·정 협의체 참여 조건으로 내세우고 있는 '2025학년도 의대증원 백지화'와 '윤석열 대통령 사과 및 복건복지부 장·차관 경질' 등에 대해 수용 불가 의사를 거듭 내비쳤다.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비서관은 이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하여 의료대란과 관련해 "저희들은 장기화할 수 있다는 것도 가정하고 대비를 해 왔다"며 "플랜B, 플랜C 등도 미리미리 준비를 해두고 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장 수석은 '2025학년도 의대증원 백지화'에 대해선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일축했다.

이어 "아시다시피 수능 원서접수도 지난주에 끝났고, 이번 주 9월 9일부터는 수시모집에 들어가 있다"며 "입시단계에 넘어온 이 사안을 다시 되돌리거나 조정을 하자라는 것은 사실 현장에 있는 수험생이나 학부모들 입장에서는 받아들일 수가 없는 안"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여야의정 협의체라는 대화의 장이 열려 있으니까 '2025학년도 증원 논의 안 하면 우리는 안 들어간다' 그런 전제조건 없이 들어와서 자유롭게 내놓고 대화를 해 보자라는 게 저희의 입장"이라며 "의제에 제한이 없기 때문에 (내년도 증원 백지화) 주장을 하거나 그러면 거기에 대해서 저희 의견도 얘기를 하고 서로 의견교환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사실상 내년도 의대증원 백지화는 절대 불가하지만 이야기 정도는 '듣기만' 하고 설득하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장 수석은 대통령 사과와 관련자 문책 요구와 관련해선 "의료개혁은 필수의료패키지부터 해서 1년 8개월 이상 준비를 해온 사안이고, 그간 꾸준히 추진을 해 왔다"며 "이렇게 갈등상황이 벌어진다 그래서 사과를 한다거나 문책을 하는 것은 오히려 개혁의 동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저희가 두려워하는 것은 그런 일(의대 증원 관련 사과, 문책)로 인해서 '이것(의료개혁)마저도 결국은 되돌려야 되는 것 아니냐, 잘못된 것 아니냐' 이런 인식들이 생기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 수석은 "의대정원 문제를 빼고 나머지 의료개혁 과제들이 있다"며 "수가를 높여주고, 법적 보호장치를 마련해 주고, 무너진 필수의료와 지역의료를 살리고, 거기에 재정을 과감하게 투입하는 부분들은 의료계에서도 다 동의를 해 주고 계신다"고 밝혔다.

이어 "그 부분(구조 개선)은 속도를 내야 된다"면서 "지금 전공의가 이탈한 상급종합병원이 어려움이 있는데, 전공의들도 바뀌는 현장을 봐야 돌아올 마음이 생긴다고 생각한다"며  "이 구조전환 작업에 속도를 내면 상급종합병원이 중증이나 희귀질환에 집중하게 되고, 거기에 대해서 보상이 충분히 이루어지게 되며, 전공의에 의존했던 인력구조나 이런 것들이 바뀌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리고는 "제가 비공식적으로 그렇게 많이 만나지는 않았지만 전공의들의 마음에 증원한 것에 대한 반감이 있는 게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또 많은 전공의들이 '예전의 근무환경, 예전의 구조를 그대로 둔다면 나는 돌아가기 어렵다, 돌아가지 않으련다' 그런 마음이 강하다"며 "그래서 저희는 다시 와서 일을 하게 될 현장을 정말 수련의에 맞게, 또 그들이 근무할 수 있는 여건을 법적으로나 현실적으로 잘 바꿔준다면 오히려 그게 유인책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장 수석은 아울러 '일단 일부 의료단체와 함께 여야의정 협희체를 출범시키자'는 국민의힘 측의 제안에 대해선 "어느 정도 국민들이 보시기에 의료계에 좀 대화하실 수 있는 숫자와 이런 분들이 됐다 그러면 먼저 출범시키는 것도 방법"이라면서도 "다만 지금 당사자는 전공의하고 의대생인데, 그분들이 대표해서 들어오면 정말 더할나위 없는 구조가 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