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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지구당 부활' 본격 논의...오세훈 "지구당 부활? 퇴행적, 구태 반복될 것"

이성우 기자 | 기사입력 2024/09/09 [14:40]

여야 '지구당 부활' 본격 논의...오세훈 "지구당 부활? 퇴행적, 구태 반복될 것"

이성우 기자 | 입력 : 2024/09/09 [14:40]

▲ (사진=박찬대 인스타그램)  ©

 

9일 여야가 '지구당 부활' 관련 토론회를 개최하며 본격적으로 해당 논의에 착수했다. 이에 따라 2002년 대선 당시 일명 '한나라당 차떼기 사건'으로 불법 정치자금 창구로 인식되며 2004년에 폐지되었던 지구당이 부활할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날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과 김영배 더불어민주당 의원 공동 주최로 열린 '지역당(지구당) 부활과 정당정치 활성화를 위한 국회토론회'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원외 정치인 및 정치 신인들과 기존 의원들 간의 격차를 해소해야 하는 현 시점에서 지구당 부활은 '정치 개혁'이라는 것에 의견을 같이했다.

 

한 대표는 "이재명 대표와 저와의 회담에서 지역당 부활이 정치의 새로운 장을 열고 정치 시민과 풀뿌리 민주주의를 강화하는 방안이라는 데 공감하고 다시 한번 추진하자고 뜻을 모았다"며 "정치 신인과 청년, 원외에서 활동하는 정치인들과 (기존 의원들 간의) 격차를 해소하고, 현장에서 민심과 밀착된 정치를 하기 위해 지역당을 부활하는 게 정치개혁"이라고 밝혔다.

 

또 "(지구당이) 돈의 문제에서 약할 수 있다는 점을 알고 있지만, 시대가 변했고 우리가 극복하는 걸 국민들에게 보여드리고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을 것이란 걸 법 제정 내용으로 고지해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도 과거 원외 지역위원장 역임 사실을 언급하며 "원내에 들어와 비교해보니 국회의원이 너무 유리하다. 공정한 경쟁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그리고 "지구당 폐지가 이뤄진 2004년 비해 20년이 경과한 시점에 정치 환경이 바뀌었다"며 "20년 전에는 고비용 정치, 권한 집중 등 정치개혁을 위해 지구당 폐지를 얘기 했지만 이제는 정치 신인한테 안정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공간 확보나 정치 후원을 받을 수 있게 하는 것이 정치개혁"이라고 강조했다.

 

토론회 발제자로 나선 이정진 국회입법조사처 정치의회팀장은 "지구당의 회계 처리라든가 회계 보고 절차를 법률로 명시하고 지구당에서 쓰는 모든 돈을 당 홈페이지 또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를 통해 투명하게 공개한다면 '돈 먹는 하마', '부정부패' 같은 우려가 더 이상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종혁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선관위에서 모든 선거가 매우 투명하게 진행되고 있고 조금만 잘못해도 정치 인생이 끝나는 시절이 됐다. 옛날하곤 완전히 상전벽해 되고 있는 것"이라며 "우리 여야가 오랜만에 뜻을 모았으니 다함께 용기 내서 9월 중에 돌파해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과거 지구당 폐지를 이끌었던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들과 반대되는 견해를 내비쳤다.

 

오 시장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지구당 부활과 관련 "사실 퇴행적이다. 정치가 잘 안 풀리고 있는 게 원외 지구당에 신인 등용이 안 돼서라든가, 논의를 바닥부터 해서 바텀업 방식으로 위로 올려보내는 기능에 문제가 생겨서 민심을 반영하는 게 어려운 건 아니지 않느냐"고 말했다

 

그는 지구당 부활을 협의한 한 대표를 겨냥해 "결국 그 바탕에는 당 장악이라든가, 정치권의 이해관계를 반영해 전당대회가 끝난 지 얼마 안 됐기 때문에 전당대회 때 해놓은 말빚을 갚으시는 단계인 것"이라며 "재고를 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또 "(한 대표로서는) 전당대회 할 때 어떻게든 당협위원장들 마음을 얻어야 되는 것이고, 그런 단계에서 나온 정도의 아이디어라고 저는 생각을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저도 원외 생활을 10년 했으니까 (현행 제도의 한계를) 잘 안다"면서도 "제도를 바꾸고 나면 1~2년, 2~3년은 사고가 안 생길 것이다. 그런데 제도가 5년, 10년 가다 보면 과거의 구태가 다시 반복될 확률이 높아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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