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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공개 회담 제안 고려' 발언 두고 여야 신경전···野 "TV 토론 상상" VS 與 "마다할 명분 없어...민주당이 먼저 도발"

이성우 기자 | 기사입력 2024/08/21 [13:23]

與 '공개 회담 제안 고려' 발언 두고 여야 신경전···野 "TV 토론 상상" VS 與 "마다할 명분 없어...민주당이 먼저 도발"

이성우 기자 | 입력 : 2024/08/21 [13:23]

▲ 21일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과 신지호 국민의힘 전략기획부총장이 각각 CBS '김현정의 뉴스쇼'와 채널A '정치시그널'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김현정의 뉴스쇼 유튜브, 채널A News 유튜브 캡쳐)  ©

 

21일 여야가 박정하 국민의힘 당 대표 비서실장의 '공개 회담 제안도 해보려 한다'는 발언을 두고 치열한 신경전을 벌였다. 

 

앞서 지난 20일 박 실장은 "민주당이 동의한다면 (회담) 내용도 처음부터 끝까지 전부 공개하자는 제안도 해보려 한다"고 밝혔다. 해당 생중계 아이디어는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이해식 민주당 당 대표 비서실장은 "실무회의 때 회담 형식과 내용, 주제 등을 충분한 협의를 거쳐 발표할 것은 발표하고, 발표하지 않을 것은 안 해야 하는데 미리 툭 던지듯 언론을 통해 전체 회담 내용을 생중계하자는 것은 예의에 어긋난다"며 20일 오후에 예정돼 있었던 실무협상을 다음 날로 미뤘다.

 

이날 김민석 최고위원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굉장히 지엽적인 문제에 대해 한동훈 대표가 연구를 많이 하는 것 같다"며 "통상적으로 생중계는 대선후보 TV토론 같은 것을 하는 데 한 대표가 대선후보 TV 토론 같은 것을 상상한 거 아닌가 싶다"고 비꼬았다.

 

또 공개회담 제안 시도 이유에 대해 "대표로서는 힘이 없고 그나마 대선 후보로서 좀 자산이 있기 때문인 것 같다"며 "TV 토론에 나가면 후보로서 조금 뜰 수 있고 그럼 이재명 후보와 비슷해지지 않을까 이런 기대를 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생중계 회담 수용 여부에 대해선 "일단 내용에 대해 정리하고 난 뒤 형식은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다"며 "한 대표가 너무 원한다면 생각해 볼 수 있다"고 밝혔다.

 

반면 이날 곽규택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생중계 방식은 말 그대로 형식의 문제일 뿐이며 야당이 불쾌감을 느낄 이유가 전혀 없다"면서 "오히려 생중계 제안이 불쾌하다는 야당의 이유가 무엇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공세를 펼쳤다.

 

그리고 "지난해 6월 이재명 당대표는 '공개 정책 대화'를 요구하며 '국민들이 보지 않는 곳에서 비공개로 만나 노력하는 척하는 그림을 보여주겠다는 것에 대해서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며 "작년 이재명 대표와 올해 이재명 대표가 다른 사람이냐. 1년 만에 입장이 달라진 것이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민들 앞에서 여야 대표가 머리를 맞대는 모습을 보여주자는 제안에 대해 민주당이 '정치적 이벤트'라며 비하하는 것 자체가 정략적"이며 "이재명 당대표의 상습적인 말 바꾸기가 국민 앞에 드러날까 두려워하는 게 아니라면 마다할 명분이 없다"면서 "민주당은 여야 당대표 회담을 대통령과의 회담을 위한 징검다리 정도로 여기는 게 아니라면, '불쾌' 운운 말고 진지하게 논의에 임해주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와 더불어 여당 측에선 민주당의 박 실장 발언 관련 질타에 대해 '민주당 측이 한 대표를 먼저 도발해 공개회담을 제안한 것'이라는 반박도 나온다.

 

신지호 국민의힘 전략기획부총장은 이날 채널A '정치시그널'에서 "박정하 실장의 정확한 워딩은 '이재명 대표 측이 동의한다면 대표 회담을 전체 공개했으면 어떻겠느냐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라며 "그것을 가지고 '대표 회담을 이벤트로 아느냐, 불쾌하다, 예의가 아니다' 그러면서 실무 회동이 불발됐는데, 그 전날 (이해식 실장) 본인이 무슨 말을 했는지 까먹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이해식 실장이 먼저 여야 대표 회담 브리핑을 하면서 '한동훈 대표가 용산 대통령실과 독립된 수평적 당정 관계를 끌고가고 있는지 의구심이 있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용단을 내렸다'고 먼저 긁었다"며 "마치 굉장히 아량을 베풀어서 만나준다는 뉘앙스 아니냐. 자기들이 먼저 확 긁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비공개 회담을 하면 정말 독립된 존재인지 아닌지 어떻게 아느냐. 공개로 얘기하면 정말 한동훈 대표가 용산과 수평적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지 제대로 확인할 수 있지 않느냐"며 "그 전날 (이해식 실장이 먼저) 확 긁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응답으로 이렇게 한 것인데, 그걸 예의가 없다 이벤트로 아느냐 하는 것은 전날 본인이 한 말을 까먹은 것"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일각에선 한 대표의 공개회담 제안 시도를 두고 '당 내 입지가 확고하지 않은 상황에서 야권 최대 잠룡인 이재명 대표와의 1대1 구도를 부각해 대선 주자 이미지를 굳히려는 정치적 계산'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는 김 최고위원의 추측과 유사하다 .

 

다만 다른 한쪽에선 공개회담에서 국민적 관심이 뜨거운 채상병 특검법, 김건희 여사 의혹 등으로 주제가 넘어가면 용산 책임론이 거론되며 한 대표가 곤경에 처할 수 있기 때문에 생중계 방식이 한 대표에게 유리하다고만 볼 수 없다는 견해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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