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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제3자 추천 채상병 특검법' 수용·촉구, 진심 혹은 블러핑?

이성우 기자 | 기사입력 2024/08/19 [14:36]

민주당 '제3자 추천 채상병 특검법' 수용·촉구, 진심 혹은 블러핑?

이성우 기자 | 입력 : 2024/08/19 [14:36]

▲ 19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에서 박찬대 원내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델리민주 유튜브 캡쳐)  ©

 

19일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지난 16일에 이어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에게 '제3자 추천 채상병 특검법 발의'를 재촉구했다.

 

앞서 지난 16일 박 원내대표는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한 대표 역시 집권 여당의 대표답게 국민과 약속을 지켜서 (여당의 채상병) 특검안을 신속하게 제출하기를 바란다"며 "마냥 기다릴 수는 없으니 내주 금요일(23일) 혹은 열흘 안에 결단을 내려주시면 좋겠다"고 말한 바 있다.

 

이날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한 대표가 해병대원 특검법에 대해 다시 토를 달았다"며 "민주당이 순직 해병의 억울함 풀고 수사 외압의 진실을 밝힐 수 있다면 제3자 추천안도 대승적으로 수용할 수 있다고 밝히자, 소위 제보공작 의혹까지 수사 대상에 포함시키는 것이 필요하다고 토를 달았다"고 지적했다.

 

제보공작 의혹은 민주당 보좌관 출신이자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 변호인인 김규현 변호사가 야당 및 언론과 결탁해 진위 여부가 확실하지 않은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의 구명 로비설을 흘렸다는 의혹이다. 

 

박 원내대표는 또 "당대표 선거 때는 제3자 추천 특검을 해야 한다고 했다가 당선된 후에는 발 빼더니 다시 추가 조건을 덧붙이면서 갈팡질팡하는 태도가 안쓰럽다"며 "조건 달지 말고 토 달지 말고 특검법을 발의하길 요청한다"고 쏘아붙였다.

 

그러면서 "저희가 시원하게 (제3자 추천안 수용을) 제안하지 않았나"라며 "26일까지는 한동훈표 특검안 실체를 확인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압박했다.

 

한편 이날 장동혁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에서 박 원내대표의 16일 발언을 두고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을 향해 '10일 이내에 제3자 특검법을 제출하라'고 요구한다. 국민의힘은 당내에서 필요한 논의를 진행할 것"이라면서도 "제보 공작 의혹까지 구명 로비 의혹으로 둔갑시켜 수사 대상에 포함시켜놓고 열흘 안에 의견을 모아 제3자 특검법을 발의하라는 것은 참으로 '아버지 이재명 1인 정당'다운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장 최고위원은 또 "국민의힘은 당내에서 필요한 논의를 진행할 것"이라며 "그러나 국민의힘은 이재명 대표 한마디에 곧바로 당론이 되고 곧바로 법안이 튀어나오는 정당이 아니다"고 전했다.

 

장 최고위원은 "두 번이나 부결된 채상병 특검법을 재의요구에 의해 부결되자마자 득달같이 다시 발의하는 게 국민께 희망을 드리는 일은 아닐 것"이라며 "사법리스크에 직면한 당대표 살려보겠다고 탄핵을 몰아붙이며 청문회를 열어 증인과 참고인을 모욕하는 것조차 서슴지 않는 게 국민의 삶을 보살피는 건 더더욱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겨냥해 "이재명 대표는 이미 제3자 특검은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혀놓고 어제 수락연설에서는 여전히 '민주당 발의 특검안이 최선'이라며 '특검 도입 전제로 더 좋은 안이 있는지 열린 논의를 기대한다'고 밝혔다"며 "대법원장이 추천하는 제3자 특검안을 수용하겠단 건지 아니면 여전히 특검 추천만큼은 민주당이 해야 한다는 건지, 제3자로 하더라도 그 제3자는 민주당이 콕 찍어주는 제3자여야 한다는 건지 도무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 18일 이 대표는 전당대회 후 대표직 수락연설에서 "민주당발 특검안이 최선이라 생각하지만 한 대표도 제3자 특검 추천안을 제안한 바 있다. 특검 도입을 전제로 실체 규명을 위한 더 좋은 안이 있는지 열린 토론을 기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면서 장 최고위원은 "제삼자 특검안을 수용하고 정쟁 국회를 민생 국회로 돌려놓을 진정성이 있다면 이미 제출된 위헌적 특검안을 철회하고 더이상의 특검법 발의와 탄핵청문회를 중단하겠다는 선언부터 하는 게 순서"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곽규택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에서 재의 요구돼서 다시 부결된 안건에 대해 더 강화된 형태의 특검법안을 냈다. (민주당이) 제삼자 특검에 진정성 있는 언급을 한 것이냐는 부분에 대해선 당내 의구심이 많다"고 밝혔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 '배승희의 뉴스파이팅'에서 민주당이 제3자 추천 채상병 특검법 발의를 요구하며 해당 특검법 추진을 재촉하는 것에 대해 "한동훈 체제를 흔들고 여권을 분열시키려는 전략이다. (대응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이 같은 국민의힘 인사들의 발언을 미루어 보아 여당은 현재 민주당의 해당 발언들을 당내 분열을 부추기기 위한 일종의 블러핑으로 간주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여당의 예측이 맞다면 한 대표는 이 점을 강조하여 당내 의원들에게 제3자 추천안 추진을 설득, 여당은 차제에 해당 특검법을 발의하며 공세적으로 대응해 민주당의 야당 단독 특검 추천 고집에 따른 채상병 사건 사실 규명에 대한 민주당의 진실성 논란에 불을 지피며 국민 비판을 민주당에 쏠리게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정치권에선 공수처 수사 결과 발표 후 특검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 여당의 주류 의견인 점, 여당 내에서 공수처 수사 결과 발표 전 특검 발의를 야당 탄핵 동조로 본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한 대표가 당내 의원들을 설득하는 것은 대단히 어렵다는 견해가 흘러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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