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청신문

논란 해명 나선 김형석 독립기념관장 "대한민국 건국, 1919년에 시작돼 1948년에 완성...뉴라이트 아냐"

이성우 기자 | 기사입력 2024/08/12 [18:39]

논란 해명 나선 김형석 독립기념관장 "대한민국 건국, 1919년에 시작돼 1948년에 완성...뉴라이트 아냐"

이성우 기자 | 입력 : 2024/08/12 [18:39]

12일 뉴라이트 인사 논란에 휩싸여 야당과 독립 관련 단체 등으로부터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김형석 독립기념관장이 용산 서울지방보훈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한민국 건국은 1919년 상해 임시정부 수립으로 시작돼 1948년 정부 수립으로 완성됐다'는 신용하 서울대 교수의 주장을 인용하며 "나의 견해도 이 주장과 꼭 같다"고 밝혔다.

 

김 관장은 이날 "삼복 절기의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날씨에 연일 확산되는 신임 독립기념관장의 취임 관련 기사가 국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며 "내 기억으로 독립기념관장이 이렇게 화제의 중심에 섰던 적은 이제까지 한 번도 없었다"고 운을 똈다.

 

이어 부친의 6·25전쟁 학도병 자원입대 이야기, 본인이 학군단이었던 시절 판문점 도끼만행사건이 일어났다는 이야기, 아들의 군생활 때 목함지뢰사건이 발생해 잠을 설쳤다는 이야기 등을 꺼내면서 "우리나라는 언제까지 이렇게 전쟁 공포에 시달려야만 할까. 3대에 걸친 우리 집안의 비극은 여기서 그칠 수 있을까"라며 "우리나라가 남북 간 평화를 이루고 통일을 하려면 먼저 대한민국이 하나되고, 국가 정통성이 확립돼야 하는데, 이것이 제가 국민통합사관을 부르짖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김 관장은 '1948년 건국론자' 비판에 대해 "대한민국 건국론에 관한 저의 생각이 광복회로부터 혹독한 비판을 받고 있다"며 "학자는 연구 성과로 평가받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건국은 하루 아침에 이뤄지지 않았다"며 "미국은 13년에 걸친 건국 과정이 있었던 반면, 우리나라는 1919년부터 1948년까지 29년이 걸린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만약 나의 주장이 잘못됐다면 학문적으로 지적하면 되는데 마치 중세교회가 지동설을 주장하는 갈릴레오를 종교재판에서 화형에 처한 것처럼 여론몰이를 통해 마녀사냥 하듯 인민재판을 벌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관장은 "저는 유명한 역사학자가 아니다. 이른바 명문대학도 나오지 않고 대학을 졸업한 후에는 서울 오산고등학교에서 교편을 잡으면서 주경야독하느라 학사·석사·박사 공부한 학교가 다 다르다"며 "그런 점에서 역사학계의 비주류라고 평가할 수 있다"고 했다. 일각의 '듣보잡' 지적을 의식한 발언으로 보인다.

 

다만 "그러나 한편으로 말로만 민족주의사학을 주장하지 않고 북한을 다니면서 북한어린이돕기와 인도적 대북지원활동을 통해 통일운동에 종사했다는 점에서 실천하는 역사학자로서의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관장은 독립기념관장 면접 자리에서 '일제시대 때 우리 국민은 일본 신민이었다'고 답했다는 의혹과 관련해서도 당시 '일제시대 우리나라 국민의 국적이 어디냐'는 질문에 "일제시대의 국적은 일본이다. 그래서 국권을 되찾기 위해 독립운동을 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며 "이런 답변을 한 것을 두고 (광복회 등이) 일본 신민이라고 주장하고, 일제의 식민 지배를 동조하는 친일파라고 몰아붙이고 있다"고 항변했다.

 

김 관장은 백선엽 장군을 옹호했다는 비판에 대해서는 "백선엽 장군은 두 가지 측면이 있다"며 "일제강점기 만주국 장교로서 간도특설대에 근무한 것으로 인해 친일반민족행위자로 규정된 측면이 있고, 해방 후 6·25 전쟁 때 다부동전투에서 나라를 구한 호국영웅이란 측면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분이 간도특설대에 있을 때 108차례 토벌작전이 이뤄졌다. 108차례 일지를 보니까 조선인 독립운동가 대상 토벌은 없다"면서 "백 장군이 간도특설대에서 복무하면서 조선인 독립운동가를 토벌했다는 것은 학문적 검증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김 관장은 "저는 독립운동가를 폄훼하고 일제강점기의 식민 지배를 옹호한다는 의미로 말하는 뉴라이트가 아니다"면서 "임시정부와 김구 선생을 비방한 적도 없고, 이승만 대통령과 김구 선생을 편 가르기 한 적도 없다"며 "오늘 이 시간 이후로 부당하게 비방하는 것에 대해 엄중한 법적 대응도 신중하게 고려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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