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로 1998년 10월 귀신과의 숨바꼭질에서 이긴 3명의 학생이 그해 수능 만점을 받아 기사까지 났다.
세월이 흘러 올해 10월, 세강여고에 재학 중인 고3 김지연 학생이 우연히 방송실에서 1998년 귀신과의 숨바꼭질을 찍은 비디오 테이프를 발견했다.
평소 공부보다 영화 제작에 진심인 그녀는 홀로 그 테이프를 본 후, 계속 귀신을 보기 시작했다.
귀신을 떼어내려면 개교기념일에 귀신과의 숨바꼭질을 해야한다는 말에 그녀는 친구인 이현정과 하은별을 끌어들이기로 하고 테이프의 정체를 말한다.
뚱딴지같은 소리라고 여긴 은별과 현정은 작품 연구 차원에서 5번이나 테이프를 돌려본다.
그 후, 비로소 지연의 말이 사실이었음을 알고 걱정한다.
자기들끼리는 도저히 자신이 없어서 평소 일본의 신을 모시는 종교부 소속의 2학년 석민주를 끌어들이기로 한다.
민주 역시 그 비디오를 보지만, 보다가 쓰러지는 꼴을 보니 용병이 맞는지 의심스럽지만 같이 숨바꼭질을 하기로 한다.
그리고 개교기념일인 지난달 26일, 네 사람은 귀신과의 숨바꼭질을 한다.
영화 <아메바 소녀들과 학교괴담: 개교기념일>은 오래전부터 내려오는 학교의 전설을 소재로 한 작품이다.
내용만 보면 상당히 무서워 보이지만, 감독과 주연배우들도 모두 공포영화를 보지 못한다는 사실.
그래서일까? 연출을 맡은 김민하 감독은 지난 31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호러영화를 못 보는데, 신인(감독)은 예산이 적게 드는 호러영화가 좋다는 걸 듣고 호러영화를 만들었다”며 본인도 호러영화를 싫어해 재미있게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석민주 역을 맡은 정하담도 호러영화를 못 보지만, 호러영화를 찍어보고 싶기도 했고, 코미디도 해보고 싶어 출연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또 하은별 역을 맡은 손주연 역시 “(걸그룹) 우주소녀로 활동할 당시엔 겁쟁이였는데, 촬영하면서 귀신이 안 무서워졌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이 영화가 마냥 웃기기만 한 영화는 아니다. 김 감독은 “경쟁에 지친 시대를 조명해 보고 싶었고, 웃음으로 위로하고 싶었다”며 “몇 년 전 학업 스트레스를 못 이겨 구급차에 시린 학생을 뉴스에서 보면서, (같은 처지의 학생들에게) 은별의 입을 통해 ‘넌 소중한 존재야. 꼭 기억해야 해’라는 말을 해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 영화는 ‘학교괴담’이라는 제목과 달리 유머가 녹아있으며, 그 가운데서 ‘수능 만점’에 목메는 우리 교육 현실을 꼬집는다.
무서운 영화인 줄 알고 갔다가, 정하담의 엉터리 한본어(한국어와 일본어를 섞어서 사용하는 것)와 손주연의 엉뚱함에 빵 터졌다가, 마지막에 대체 수능 만점이 뭐길래 저러나 싶어 찡함을 느끼게 된다.
이에 김지연 역을 맡은 김도연은 동창들과 함께 보면 재미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부를 못해 단세포인 ‘아메바’라고 구박받던 여고생들이 수능 만점을 위해 귀신과 숨바꼭질을 하는 영화 <아메바 소녀들과 학교괴담: 개교기념일>은 오는 6일 개봉한다.
/디컬쳐 이경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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