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청신문

임종석, 통일 포기 종용 발언에 뭇매...당정 "반헙법적 발상...북한 주장 변화 따라가는 듯"

이성우 기자 | 기사입력 2024/09/20 [12:39]

임종석, 통일 포기 종용 발언에 뭇매...당정 "반헙법적 발상...북한 주장 변화 따라가는 듯"

이성우 기자 | 입력 : 2024/09/20 [12:39]

▲ 지난 19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9.19평양공동선언 6주년 기념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사람사는세상노무현재단 유튜브 캡쳐)  ©

 

19일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9.19평양공동선언 6주년 기념식 축사에서 "통일, 하지 말자. 통일을 꼭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내려 놓자"면서 "객관적 현실을 받아들이고 두 개의 국가를 수용하자"며 "비현실적인 통일 논의는 이제 접자"고 말했다.

 

임 전 실장은 "국민의 상식과 국제법적 기준, 그리고 객관적인 한반도의 현실에 맞게 모든 것을 재정비하자"며 대한민국의 영토를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규정한 헌법 제3조의 삭제 또는 개정과 함께 국가보안법 폐지, 통일부 정리 등을 제안했다.

 

그리고는 "현실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영토 조항은 그 자체로 모순일뿐더러 북한과 관련하여 각종 법률 해석을 심각하게 왜곡시킨다"고 헌법 3조 삭제·개정 제안의 배경을 설명했다. 

 

다만 그는 "김정은 위원장에게도 분명히 말한다"며 "적대적인 두 개의 국가 관계는 있을 수 없다. 평화적인 두 국가, 민족적인 두 국가여야 한다"고 했다. 

 

임 전 실장의 이 같은 발언에 당정은 일제히 비판에 나섰고, 김정은의 민족 및 통일 개념 폐기와 두 국가론을 추종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체코 방문을 수행한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19일 현지 프레스센터에서 기자들과 만나 임 전 실장의 발언에 대해 "자유민주주의에 입각한 통일을 추진하는 것은 대한민국 헌법의 명령이자 의무인데 이러한 의지가 없다면 반헌법적 발상"이라고 강력히 규탄했다.

 

또 "'우리도 통일을 포기해야 한다'고 하는데 과연 북한이 통일을 포기했느냐"며 "북한이 지금 통일론을 접고 두 개의 국가를 주장하는 이유는 내부적으로 어려움이 크고, 자기가 생각하는 통일에 대해 자신감이 줄어서이지 통일을 포기한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유리할 때는 통일을 강조하고, 불리할 때는 진지전으로 돌아서며 비교적 조용하다"고 덧붙였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0일 원내대책회의 후 취재진들과 만나 "임 전 실장의 발언이나 행동 맥락을 보면 북한 주장과 너무너무 닮았다"며 "통일 필요하다고 할 땐 통일론을 주장하고, 통일이 필요 없다고 북한에서 이야기하면 또 거기에 맞춰서 보조를 맞추는 정밀 기이한 현상"이라고 말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은 같은 날 페이스북에 임 전 의원이 주사파가 장악했던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 의장 출신으로 과거 임수경 방북을 주도했다는 점과 북한 TV 저작권료를 남한에서 걷어 북에 송금하는 경문협의 이사장을 맡았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평생에 걸쳐 '통일'을 주장했던 사람이 갑자기 '통일하지 말자'고 한다"며 "임 전 실장의 이런 갑작스런 입장 변화는 북한 김정은이 통일 거부 선언을 한 것과 연관 짓지 않고서는 설명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해 말 김정은은 '북남 관계는 동족 관계가 아닌 적대적 두 국가 관계'라며 통일을 위한 조직과 제도를 모두 없앤 바 있다"며 "그러자 대한민국 내 친북·종북단체들이 장단을 맞추기 시작했고, 급기야  민주당 지도세력을 이룬 운동권을 포함한 친북·종북 인사까지 합세해 김정은의 반통일 선언에 화답하고 나선 것"이라고 부연했다.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통일, 하지 마십시다'라는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의 주장은 반헌법적이고 위선적"이라면서 "임 전 실장의 말은 '통일'을 포기한 북한 '정권'을 우리가 존중해주면 남과 북이 같이 행복할 수 있다는 얘기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 정권이 '통일' 포기를 선언한 것은 남과 북의 '평화공존'을 위해서가 아니다"며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밝혔듯이 우리 대한민국을 더 잘 '적대'하기 위해서이다"라면서 "그동안 개발한 핵무기와 미사일을 무기로 우리를 더 위협하고 협박하기 위해 '동족'이라는 거추장스러운 가면마저 내던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북한 정권에 이용만 당하는 임 전 실장과 민주당이 참 안쓰럽다"며 "그동안 북한의 '우리민족끼리'에 맞장구치며 줄기차게 '통일' 주창하더니 이제 와서 북한이 통일을 하지 말자고 하니 대한민국의 정체성마저 저버리고 이에 호응하는 행태를 과연 어느 국민이 이해할 수 있을까"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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