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야당 측이 이진숙 전 대전 MBC 사장을 신임 방송통신위원장 후보로 지명한 것을 철회하라고 촉구하며 대통령을 압박했다.

더불어민주당 언론개혁 TF 단장인 한준호 의원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에 경고한다. 이진숙 방통위원장 지명을 당장 취소하라"고 요구했다.

한 의원은 "이진숙은 2008년도 MBC의 정권장악 야욕에 가장 앞장섰던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라며 "이진숙은 이명박∙박근혜 정부 당시, 정부의 MBC 장악 시나리오 실행을 가장 선봉에서 실행한 원조 부역자로 불리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 의원은 "입맛에 맞는 인사와 정부에 비판적인 프로그램 퇴출, 노조 무력화·조직 개편과 민영화 등 MBC 장악의 음모에 앞장섰던 인물이 바로 이진숙이었다"며 "결국 이진숙은 2012년 MBC기자회 역사상 처음으로 '기자'에서 제명되기도 했다. 같은 언론인으로서 존재를 인정할 수 없다는 기자들의 '탄핵'이었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공정과 신뢰를 바탕으로 운영되어야 할 방통위의 수장을 방송장악의 적폐인사들로 채우고, 바꾸고, 다시 채우고 있는 황당하기 그지없는 지금의 상황을 민주당과 국민이 결코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며 "방통위의 존립이유에 대한 국민적 의문이 시작될 것"이라고 강력히 경고했다.

지명을 철회하지 않을 시 탄핵을 검토할 것이냐고 묻는 질문에는 "동료들로부터 제명 된 사람이 어떻게 공영방송 수장이라는 방통위원장에 세우겠냐"며 "지명 자체가 탄핵감"이라고 답했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조국혁신당 의원들도 같은 날 오후 긴급 성명을 내고 이 후보자 지명 철회를 촉구했다.

이들은 "연이은 인사 실패, 인사 참사로 윤석열 대통령과 용산 대통령비서실이 이성을 잃고 있다는 점이 드러난 인사"라며 "지명을 즉시 철회하고 공영방송 장악의 야욕을 멈추라"고 말했다.

또 이들은 "MBC 민영화를 논의한 당사자로, 김재철 전 사장 시절 홍보국장, 기획조정본부장 등을 역임하며 노조탄압의 전면에 섰던 인물"이라며 "MBC 보도본부장 시절 세월호 참사 보도에 있어 '전원구조' 오보를 내고 유족들의 조급증이 민간잠수사의 죽음을 불러 일으켰다며 유족들을 폄훼한 일도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2024년 12월 방통위는 MBC, KBS 등 지상파방송사에 대한 재허가를 심의, 의결해야 한다"며 "그 중요한 일을 결정하는데 MBC 출신의 인사가 의결한다면 심사 점수에 대해 높으면 높은대로, 낮으면 낮은대로 하자가 있는 결정으로 법의 심판을 받게 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이진숙 내정자를 임명한다면 탄핵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으름장을 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