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일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이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재명 위증교사 녹취를 공개하며 발언하고 있다. (사진=박정훈TV 캡쳐)  ©

국민의힘 박정훈 의원이 17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위증교사 혐의 관련 녹취록을 공개했다.

이재명 대표는 2002년 검사 사칭 공모 혐의로 기소되었고 그 결과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이후 그는 2018년 경기도지사 후보 초청 토론회에서 이에 대해 "누명을 썼다"고 말해 공직선거법상 허위 사실 공표 혐의로 기소되었다. 그러나 이 혐의는 대법원에서 무죄 취지의 판결을 받았다. 하지만 이 대표는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 과정에서 김병량 전 성남시장 수행비서였던 김진성 씨에게 위증을 요구했다는 혐의로 2023년 10월 다시 재판에 넘겨졌다. 이번에 박 의원이 공개한 녹취록은 2018년 12월쯤 김진성 씨에게 위증을 부탁했던 것으로 보이는 이 대표의 육성을 담은 것이다. 다만 그 주요 내용은 이전에 재판부에 제출되어 증거로 채택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의원의 녹취 파일에 따르면 이재명 대표는 김진성 씨에게 "주로 내가 타깃이었던 것, 이게 지금 매우 정치적인 배경이 있던 사건이었다는 점들을 좀 얘기해주면 좋을 거 같다"면서 "검찰도 나를 손봐야 되고, 또 (성남)시도 그렇고, KBS도 그렇고 전부 다 이해관계가 일치되는 나한테 덮어씌우면 도움이 되는 사건이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제 어차피 세월도 다 지나버렸고, (김병량) 시장님은 돌아가셨고"라면서 "변론 요지서를 하나 보내드리겠다. 우리 주장이었으니까 한번 기억도 되살려보시고"라고 했다.

그리고 이 대표는 "시장님 모시고 있던 입장에서 한번 전체적으로 얘기를 해주면 크게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부탁했다. 

김진성 씨는 녹취록에서 "너무 오래돼서 뭐 기억도 사실 잘 안 난다", "어떤 취지로 그 저기(증언)를 해야 할지를" 등의 발언을 했다.

박정훈 의원은 이에 대해 "네 차례 통화 중 잡담식 내용은 다 뺐고 '짜깁기'라는 의혹을 제기할 수 있기 때문에 가급적 길게 편집한 것"이라고 설명했고, "위증 증거가 녹취를 통해 분명히 확보됐다"며 "기억나지 않는다는 사람에게 이렇게 진술해달라는 취지로 말한 것은 명백한 위증교사"라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녹취에는 이 대표가 김 씨에게 자신의 주장을 사실처럼 증언해 주길 강요하고 있을 뿐 진짜 진실을 말해 달라는 표현은 어디에도 없다"고 역설했다.

박 의원은 "(이 대표가) 이 녹취와 전혀 관련 없는 증인을 신청하면서 재판을 지연시키고 있다는 게 검찰 측 입장"이라며 "합리적인 증인신청은 당연히 받아들여야겠지만 재판지연이 목표라면 재판부가 단호하게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박 의원은 "이게 위증교사가 되지 않는다면 대한민국 형법에 위증교사란 말은 사라져야 할 정도"라며 "(위증교사 혐의로) 징역형을 받은 사례가 워낙 많기 때문에 만약 이 대표가 징역형을 선고 받는다면 향후 정치행보에 여러 영향이 있을 수 있는 판결이라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와 더불어 박 의원은 재판 증거로 채택된 것을 공개함으로써 법적 책임을 질 수 있지 않겠냐는 질문에 "저는 재판과 무관한 합법적 경로로 녹취를 입수했다"며 "입수경로에 대해서는 법적인 문제가 전혀 없는 것으로 사전에 면밀히 검토해서 공개하게 됐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녹취록 공개 배경에 대해 "증거로 제출된 내용이지만 그 내용이 (법정) 밖으로 나올 수 없지 않냐"라며 "이 대표는 그간 자신의 혐의를 '소설', '검찰의 날조'라고 했는데 그런 주장이 얼마나 허황된 것인지 국민들에게 직접 알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민주당에서 저를 앞으로 굉장히 공격할 것이고 법적으로 문제삼을 수도 있지만 (이재명 대표가) 얼마나 뻔뻔하게 거짓말을 해왔는지 국민들이 인식하셨으면 좋겠다는 판단에서 오늘 녹취를 공개한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민주당 측에서는 박정훈 의원에게 입수 경로를 정확히 밝히라고 요구하며 검찰에게 받은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날 이해식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사건 관계인도 아닌 박정훈 의원이 녹취록을 얻을 곳은 검찰밖에 없어 보인다"며 "검찰이 흘려준 대로 받아 떠들었다면 국민의 대표가 아니라 검찰의 대리인으로 불려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