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관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8월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당대표 경선에 출사표를 던졌다. 당내에선 후보 등록도 전에 이재명 연임이 언급되며 '어대명(어차피 당대표는 이재명)', '또대명(또 당대표는 이재명)' 분위기가 지배적인 국면에서 이재명 단독 출마가 아닌 경선이 치뤄지는 것만으로도 유의미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김두관 전 의원은 9일 오전 세종특별자치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 김두관의 당대표 출마는 눈에 뻔히 보이는 민주당의 붕괴를 온몸으로 막겠다는 강력한 의지"라며 민주당 전당대회 당대표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이날 김 전 의원은 이재명 일극 체제를 강하게 비판하며 다양성의 당 기조를 강조했다.
김 전 의원은 "국민께서는 지난 총선 때 오늘날의 어려운 시국을 앞장서서 타개하라고 더불어민주당에 여소야대, 거대 제1당의 책임을 부여했다"며 "그러나 민주당은 그 막중한 책임을 거슬러 역사상 유례가 없는 제왕적 당 대표, 1인 정당화로 민주주의 파괴의 병을 키움으로써 국민의 염려와 실망 또한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화해와 통합, 연대와 연합을 지향했던 김대중 정신도, 아닌 것은 아니라고 이의를 제기했던 노무현 정신도 민주당에서 흔적도 없이 실종된 지 오래"라며 "지금 우리가 이 오염원을 제거하고, 소독하고, 치료하지 않은 채 그대로 간다면 민주당의 붕괴는 칠흑 같은 밤에 번갯불을 보듯 명확하다"고 지적했다.
또 "윤석열 정권의 무능과 횡포를 막고, 남북 평화 체제 전환, 무너지는 국가 경제 복구와 민생 회복만이 민주당이 전통의 정체성을 회복해 정권교체에 성공하는 길"이라며 "목전의 이 과제를 이루려면 무엇보다 정당의 다양성과 분권을 보장하는 제도화가 시급히 이뤄져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리고 "민주주의를 위한 투쟁의 역사로 성장해 온 민주당의 생명은 다양성"이라며 "당원 누구나 각자의 의견을 자유롭게 개진하고 토론해 타협안을 얻을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지금 민주당에는 토론은 언감생심, 1인의 지시에 일렬종대로 돌격하는 전체주의의 유령이 떠돌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분권은 정권의 독재와 정당의 획일화를 막을 가장 기본적인 장치이다. 민주당이 다양성과 분권을 보장해 줄 제도와 장치를 강화해 1인 독주를 막지 못하면 국민이 우려하는 민주당의 위기는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이번 전당대회는 다가오는 지방선거와 대선의 승리를 위해 매우 중요한 선거"라며 "당원 동지 여러분이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민주당이 정권교체에 성공함으로써 대한민국이 위기를 극복하느냐, 아니면 정권교체에 실패해 민주당과 대한민국이 모두 회복 불가의 타격을 입느냐의 갈림길에 있음을 뼈저리게 각성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당 지도부 출신인 한 의원은 김 전 의원의 당대표 출마와 관련해 "지난번 전당대회에서 이 전 대표가 77% 정도를 받았는데 반대로 보면 23% 정도를 경쟁 후보가 얻었다는 것 아닌가"라며 "그걸 넘어서서 30% 정도 나오면 상당히 선전한 것으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일각에선 일극체제, 이재명 사당화 등의 비판을 의식할 수 밖에 없는 이재명 전 대표 입장에서 김 전 의원의 출마는 긍정적인 일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다만 다른 한 쪽에선 이재명 전 대표가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상황이므로 이번 당대표 경선은 '약속 대련'의 성격이 강하다는 시각도 제기되고 있다. <저작권자 ⓒ 한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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