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대한민국 국회)  ©

25일 본회의에서 재표결에 부쳐진 '채상병 특검법'(순직 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이 총 투표수 299표 중 찬성 194표, 반대 104표, 기권 1표로 부결되며 최종 폐기되었다. 21대에 국회에 이어 두 번째 폐기다  

채상병 특검법이 가결되기 위해선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 즉 최소 200명의 찬성표가 필요하므로 6명만 더 찬성했었다면 본 특검법은 통과되었다. 국민의힘 입장에선 아찔한 상황이었다.

무효표는 여당 의원이 '부(否)' 한자를 잘못 표기한 탓에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재석한 야당 의원 191명이 모두 찬성했다고 가정했을 때 국민의힘 총 이탈표는 3표, 공개적으로 찬성 입장을 표명한 안철수 의원을 제외하고 2명이 추가로 이탈했다는 계산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이날 본회의 전 열린 의원총회에서 채상병 특검법에 대한 반대 당론을 확정했던 터라 당내에서도 충격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되며 잡음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채상병 특검법이 폐기됨에 따라 해당 특검법 재추진을 위한 민주당의 향후 계획에 이목이 집중된다.

민주당의 다음 플랜은 3가지 정도로 예상된다. 첫 번째는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제안한 '제3자 추천 특검안'을 수용하는 것이다. 

지난 9일 윤종군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채 상병 특검법 수정안 검토 가능성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국민의힘 전당대회도 있는 상황이라 현명하고 영리하게 처리할 필요가 있다. 재의결 처리 시점 등에 대해 추후 논의하게 될 것"이라면서 "상황에 따라 수정안을 낼 수도 있다"고 답한 바 있다.

이 플랜을 선택한다면 민주당은 아직 통합이 요원해 보이는 여당의 내부 분열을 부각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민주당 실세인 이재명 당대표 후보가 지난 19일 CBS가 주관한 방송토론회에서 채상병 특검에 관해 "현재 특검법대로 하는 게 정의롭다"며 제3자 추천안에 대한 반대 입장을 공개적으로 표명했기에 해당 플랜을 선택하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 하나 제3자안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여당의 의도대로 채상병 사건 사실 규명에 대한 진실성 논란을 부추길 수 있다.

두 번째는 확대·강화된 특검법으로 재추진하는 것이다. 이는 민주당 측에서 지속적으로 언급해 왔다.

이와 관련 지난 17일 법사위 소속 김용민 민주당 의원은 "만약 다시 재발의를 한다고 하면 처음 채해병 특검법을 두 번 발의했을 때랑은 또 상황이 많이 변했다"며 "이게 오히려 국정농단 수준으로 올라가는 것 아니냐는 문제의식을 제기하는 분들이 많이 있어 그런 부분까지 좀 더 추가해서 더 확대된 특검법을 발의해야 되는 것이 아니냐는 고민은 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22일에는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가 "특검법을 재의결하도록 최선을 다하고 부결되면 다시 더 강화된 특검법을 재추진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세 번째는 상성특검법 활용이다. 상설특검은 법무부 장관의 판단 또는 국회의 특검 임명 요청안 의결로 별도의 법 제정 없이 특검 가동이 가능한 제도다. 이에 따라 대통령의 재의요구권 행사를 우회할 수 있다.

민주당은 상설 특검 후보 2명을 추천하기 위한 추천위원회의 위원 중 국회 몫 4명 모두를 야당이 임명할 수 있도록 국회 규칙을 개정한 후 상설특검을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특검법 남발 정국에 기어코 상설 특검까지 활용하려 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오히려 국민들의 반감을 사 역풍을 맞을 수 있기에 정치적 부담이 클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