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법제사법위원회가 전체회의를 열고 야당 주도로 '한동훈 특검법(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의 검사·장관 재직 시 비위 의혹 등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과 '김건희 특검법(대통령 윤석열의 배우자 김건희의 주가조작 의혹 등 진상규명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을 안건으로 상정했다. 법사위는 향후 관련 공청회 또는 청문회를 개최할 방침이다.

한동훈 특검법은 조국혁신당 박은정 의원이 대표 발의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 징계 취소 소송 항소심 고의 패소 의혹, 한 전 위원장 자녀 논문 대필 의혹 등을 수사 대상으로 한다.

김건희 특검법은 더불어민주당 이성윤 의원이 대표 발의했다. 수사 대상으로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명품백 수수 의혹, 양평고속도로 노선변경 특혜 의혹 등을 규정하고 있다. 

정청래 법사위원장은 이날 "해당 안건들은 전체회의에 계류하고, 공청회 또는 청문회를 개최한 뒤에 1소위원회로 회부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여당에선 "일방적 입법독주"라면서 한 대표 관련 의혹은 수사 대상이 아닌 정상적인 일이었고 김 여사 관련 의혹은 이미 수사 중이라며 강력히 반발했다.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은 "상식적으로 납득이 가지 않는 안건이 상정됐고 간사 간 협의가 되지 않았다"면서 "특히 한동훈 특검법에 나오는 의혹은 검사·법무부 장관으로서 정상적으로 했던 일"이라며 "또한 김 여사 건은 수사 중이어서 특검 대상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한 대표가 어제(23일) 선출됐는데 여당 대표에 대한 특검법을 1호 안건으로 올리는 법사위가 정상이냐"고 따져 물었다.

박준태 국민의힘 의원도 "여권의 지도자가 되면 모조리 특검법 대상이 올리고 특검법을 통과시킨다는 것이냐"며 "전당대회에서 당대표에 선출됐는데 축하인사를 이런 식으로 하냐"고 비판했다.

또 "두 특검법 모두 국민 상식, 법리, 정치도의적으로도 맞지 않다"며 "논의할 가치도 없이 폐기돼야 한다"고 직격했다.

한편 이날 오전 한동훈 대표는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야당의 한동훈 특검법 추진에 대해 "다수 의석을 갖고 있다고 해서 기본이 안 된 법안을 밀어붙이는 것이 민주주의냐"며 "그런 막무가내식 억지를 제지할 만한 시스템과 국민적 수준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날 법사위는 두 개의 특검법뿐만 아니라 '전국민 25만원 지원법(2024년 민생회복 지원금 지급을 위한 특별조치법안)'과 '노랑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일부개정안)' 등도 상정했다. 두 법안 모두 소관상임위에서 야당 단독으로 처리되었던 탓에 이번 법사위 회의에서도 야당 단독으로 의결될 것으로 예상되었으나, 정 위원장은 "여야 간 이견이 있어 전체회의에서 계속 심사하겠다"며 의결을 보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