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복귀 극소수...응급실의 위기...전공의 이탈로 인한 응급실
정부와 의료계의 협력 절실 대한응급의학회 김인병 이사장, 응급실 위기 경고 전공의 집단 사직 사태 이후 한국의 응급실 운영이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다. 지난 2월 전공의들이 의대 증원에 반발해 병원을 떠난 이후 100일이 지났지만, 복귀하는 전공의는 극소수에 불과하다.
‘미복귀 전공의’ 1만여 명은 정부가 제시한 사직 처리 데드라인인 7월 15일까지도 사직 여부를 밝히지 않았다. 이에 따라 정부는 이들을 일괄 사직 처리하고, 9월 하반기 수련 시 복귀하도록 설득할 계획이다. 하지만 복귀를 거부할 가능성이 커 의료 공백이 최소 내년 초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15일까지 사직 여부를 답하지 않은 전공의가 대부분이라며, 각 병원이 미복귀 전공의 사직 처리를 완료하고 결원 규모를 확정해 하반기 전공의 모집 인원을 신청해야 한다는 기본 방침에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서울대병원 등 대형 병원은 사직·복귀 여부를 밝히지 않은 전공의를 일괄 사직 처리할 방침이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15일 정오 기준 수련병원 211곳에 출근한 전공의는 1155명으로 전체 전공의 1만3756명 중 8.4%에 불과하다. 지난 8일 정부가 미복귀 전공의 사직 처리를 요청했지만, 복귀한 전공의는 60명에 그쳤다. 사직 처리가 완료된 레지던트는 86명으로 전체의 0.8%에 불과하며, 인턴은 전체 3250명 중 109명(3.4%)만 출근하고 있다.
정부는 전공의 집단 사직서 제출이 시작된 2월 19일 ‘진료 유지 명령’을 발동하며 강경 대응에 나섰으나, 전공의 등의 저항이 거세지자 유화책을 제시했다. 지난달 4일 전공의 사직서 수리 금지 명령 등을 철회하고, 복귀하는 경우 처벌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복귀율은 여전히 낮다.
전공의들은 여전히 의대 증원 백지화를 요구하며 병원과 정부의 연락을 받지 않고 있다. 정부는 미복귀 전공의를 사직 처리한 후 하반기 전공의 모집을 통해 의료 공백을 메우려 하고 있지만, 전공의 지원이 미미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공의 이탈 이후 서울대병원 등 대형 병원의 수술과 입원 건수는 반 토막 났으며, 외래 진료도 30~40% 줄었다. 정부는 전문의를 중심으로 한 중환자 치료 기관으로 상급종합병원을 전환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PA(진료 지원) 간호사를 확충하고, 경증 환자는 중·소형 병원에서 진료받도록 유도할 예정이다.
이번 사태로 대형 병원들은 경영난에 직면했다. 빅5 병원은 하루 10억~20억원의 적자를 보고 있으며, 누적 적자액은 병원당 1000억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양대학교를 운영하는 한양학원은 한양증권을 매각해 경영난을 타개할 계획이다.
이로써 전공의 이탈로 시작된 ‘전공의 없는 대형 병원’ 체제는 장기화 국면에 들어가게 되었으며, 정부와 의료계의 협력이 시급한 상황이다.
대한응급의학회 김인병 이사장, 응급실 위기 경고
대한응급의학회 김인병 이사장은 전공의 집단사직 사태 이후 한국 응급실의 현실이 심각하다고 경고했다. 김 이사장은 29일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 미디어 아카데미에서 발언하며, 지난 2월 전공의들이 의대 증원에 반발해 병원을 떠난 이후 100일이 지났지만, 응급실의 정상 운영은 여전히 불가능한 상태라고 밝혔다.
대한응급의학회가 전국 59개 응급의학과 병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모든 병원이 인력 부족으로 응급실 운영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공의들의 이탈로 주간 근무 인원이 평균 5.4명에서 1.8명으로 급감해, 응급실은 말 그대로 '버티고' 있는 상황이다. 김 이사장은 "주간 근무 인원이 2명 이내로 떨어지면 환자를 정상적으로 볼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며, 응급실이 정상적으로 돌아갈 수 없음을 강조했다.
설문 결과, 응급의료기관을 방문하는 환자 수는 전반적으로 감소했지만 중증도는 유지되고 있다. 지난 한 달간 응급실 내원 환자는 11만7000명으로 작년 동기 대비 75% 수준이었으나, 중증 환자 수는 9000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 9300명의 98% 수준을 유지했다. 이는 응급의학과 전문의들이 중증 환자에 대한 응급진료를 간신히 유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김 이사장은 정부의 의료개혁에 대해 말하며, 의료개혁의 큰 방향은 옳지만 현실에서 언제까지 견딜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정상화의 기약이 없다"며 응급실을 지키겠다는 의지를 표명했지만, 상황이 더 악화하면 응급실을 포기해야 할 수도 있는 상황에 이를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한, 김 이사장은 의대 증원 문제의 정부 접근 방식을 비판하며, 필수 의료 정책 패키지를 포함한 의료개혁 과제에 대한 집중도가 떨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이사장은 수가 개선, 의료전달체계 유지, 의료행위에 대한 법적 부담 완화 등을 다루는 정책에 찬성하면서도 의대 증원에 매몰되어 진행되지 않는 상황을 아쉬워했다. 그는 의대 증원이라는 '기차'가 달려가고 있는 상황에서 그 뒤의 결과에 대해 우려하며 수정할 수 있는 여지를 만들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와 같은 위기는 단순히 의료 인력의 문제뿐만 아니라, 응급의료체계 전반에 걸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어 정부와 의료계가 협력하여 근본적인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 문제는 단순히 의료 인력 부족의 문제를 넘어, 응급의료체계 전체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상황이다. 정부와 의료계는 협력하여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근본적인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 응급실 운영이 안정화되지 않으면 국민들의 생명과 직결된 문제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빠른 대처와 실질적인 개선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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