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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대북 확성기 재개 시사...북, '오물 풍선' 장점 중단

이성우 기자 | 기사입력 2024/06/03 [11:05]

정부 대북 확성기 재개 시사...북, '오물 풍선' 장점 중단

이성우 기자 | 입력 : 2024/06/03 [11:05]

▲ 5월 29일경에 발견된 오물 풍선 (사진=합참)  ©

 

정부가 오물 풍선 살포, 위성항법장치(GPS) 교란, 단거리 미사일 발사 등 최근 북한의 복합적인 도발에 대응하여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할 것으로 보인다. 재개하게 된다면 2018년 4월 군사적 긴장 완화를 위해 중단된 후 약 6년 만의 조치이다.

 

북한은 최근 5월 28일~29일, 6월 1일~2일 연이어 대남 오물 풍선을 살포했다. 이 두 시기에 걸쳐 서울, 경기, 충청, 경북 등 전국에서 발견된 오물 풍선의 수는 1000개(5월 260여개, 6월 720여개)에 달한다. 지난 6월 2일에는 오물 풍선이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한 빌라 주차장에 떨어지며 자동차 전면 유리창이 깨지기도 했다.

 

이외에도 북한은 5월 29일, 30일, 31일과 6월 1일, 2일 서북도서 일대에 GPS 전파 교란 공격을 하는가 하면, 지난 5월 30일에는 단거리탄도미사일인 초대형 방사포(KN-25)를 동해상으로 발사하기도 했다. 

 

북한의 도발이 이어지자 지난 2일 정부는 장호진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NSC 상임위원회 확대회의를 열었다. NCS 상임위원회가 소집된 것은 작년 12월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 이후 5개월여 만이다. 

 

이날 장 실장은 회의 주재 후 브리핑에서 “5월 31일 정부 입장을 통해 예고한 대로 북한이 감내하기 힘든 조치들에 착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리고 “북한의 오물 풍선 살포와 GPS 교란 행위는 정상국가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몰상식적이고 비이성적인 도발 행위”라며 “북한 정권이 저열한 도발을 통해 우리 국민들에게 실제적이고 현존하는 위협을 가함으로써 국민 불안과 혼란을 야기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평가한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와 관련해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대북확성기 재개를 배제하지 않을 것이며 이를 위해 필요한 절차도 당연히 취할 것”이라고 말하며 대북 확성기 재개를 시사했고, “굳이 시간 끌 생각 없이 바로 할 것”이라면서 “아주 가까운 시일 내에 구체화되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대북 확성기 재개를 위해 국무회의에서 9·19 남북군사합의 일부 조항 효력을 정지하는 안건을 다룰 수도 있다고 알려졌으며, 9·19 남북군사합의 전체를 무효화하는 것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군 측에서는 대북 확성기를 재개하기 위한 모든 준비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기동 확성기 차량을 끌고 가 방송하면 된다"며 "태세는 늘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우리 정부의 대북 확성기 재개 방침이 알려진 지난 2일 북 측은 오물 풍선 살포를 잠정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김강일 국방성 부상은 “우리는 한국것들에게 널려진 휴지장들을 주워 담는 노릇이 얼마나 기분 더럽고 많은 공력이 소비되는지 충분한 체험을 시켰다”며 오물 풍선 살포는 “철저한 대응조치”라고 강조하면서 “한국것들이 반공화국 삐라 살포를 재개하는 경우 발견되는 양과 건수에 따라 백배의 휴지와 오물량을 다시 집중 살포하는 것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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