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친한계 의원들이 원희룡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에게 융단폭격을 가했다. 원 후보가 지난 10일 부산·울산·경남 지역 합동연설회 후 기자들과 만나 김건희 여사 문자 읽씹 논란과 관련해 "혹시 총선을 고의로 패배로 이끌려고 한 것이 아닌지까지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발언했기 때문이다.
배현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원 후보를 겨냥해 "지저분한 마타도어의 수준을 훌쩍 넘었다"며 "전당대회가 새 길을 터나가는 미래의 마중물이어야지 당의 운명을 끝장내보자는 절명이 되어서는 안된다"고 적었다.
이어 "(지난 총선) 당시 한동훈 위원장 팔과 손에는 덕지덕지 밴드와 반창고가 붙어있었다. 그는 혈관이 터지도록 링거를 맞으며 전국을 뛰어다니고 있었다"면서 "역대 모든 대표들도 선거에서 우리 후보들을 지키고 살리는데 최선을 다하지 않았냐"며 "그런데 그 과정을 20년 넘게 지켜봐온 당 대표 도전자의 입에서 어떻게 '고의 패배 의혹'이 나오냐"고 따져 물었다.
그러면서 "제발 이성을 되찾고 당원들이 지켜보는 이 선거를 정상궤도로 돌려놓길 부탁한다"고 덧붙였다.
한동훈 당대표 후보의 러닝메이트인 장동혁 의원은 "원 후보께서는 동정표 받아서 당 대표 되시려고 일부러 총선에서 지셨나"라며 "죽을힘을 다해 싸우다 패한 많은 당협위원장들을 어찌 보려고 그분들의 피눈물까지 내다 파나"라고 목소리 높였다.
또 원 후보가 '총선 사천 의혹'을 제기한 것과 관련 "사천이든 댓글이든 근거가 있으면 근거를 대고 얘기를 좀 하라. 영부인의 사적 문자까지 공개하는 무도함을 보인 마당에 무슨 건더기라도 던지면서 공격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직격했다.
최고위원 후보인 박정훈 의원도 "설사 그 말이 맞다고 해도, 고의 패배로 한 전 위원장이 얻는 게 뭐가 있나"라며 "지금도 총선 패배의 책임을 다 뒤집어씌우려는 판인데, 한 전 위원장이 본인 죽으려고 자해극이라도 벌였다는 말인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한 전 위원장은 지난 1월 중순부터 용산에 '김 여사 사과'를 여러 차례 요청했고, 그 일로 비서실장의 사퇴 요구까지 받았다"며 "(김 여사의) 문자에 답하지 않아 사과가 이뤄지지 못한 게 '고의 패배'의 이유라고 주장하는 원 후보의 말은 납득할 만한 부분이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혹시라도 전당대회 결과에 승복하지 않겠다는 계산으로 지금 이런 황당한 자해극을 벌이시는 거라고는 믿고 싶지 않다"며 "원 후보가 황당한 막가파식 마타도어를 하는 사이, 당원들의 마음은 철저하게 찢기고 갈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정무적 사안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지 않던 고동진 의원도 페이스북에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나온 원희룡 후보의 '고의 총선 패배 의혹' 발언에 대해 묵과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고의적 총선 패배'라는 발언은 원 후보를 지지했던 지역 유권자를 포함해 국민의힘 모든 후보자와 우리를 지지해 준 44.39%의 전국 유권자의 노력을 폄훼하는 모욕적인 언사"라고 강력히 비판했다. <저작권자 ⓒ 한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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