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 국회 원구성을 둘러싸고 여야 간 신경전이 펼쳐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1차 상임위 배정안을 발표하는 등 원구성에 속도를 내며 여당을 압박하고 있다. 반면 국민의힘은 법제사법위원장과 운영위원장 자리를 강경하게 요구하며 협상에 응하지 않고 있다.
민주당은 지난 30일에 열린 22대 국회 첫 의원총회에서 1차 상임위 배정안을 공개했다. 여야 조율이 요구되는 상임위원장 자리를 맡을 3선 의원 31명은 명단에서 제외했다.
민주당은 18개의 상임위원회 중 16곳에 간사를 배치했다. 명단은 다음과 같다. ▲법사위 김승원 의원, ▲정무위 강준현 의원, ▲기획재정위 정태호 의원, ▲교육위 문정복 의원,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 김현 의원, ▲외교통일위 김영배 의원, ▲국방위 김병주 의원, ▲행정안전위 윤건영 의원,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임오경 의원,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 이원택 의원,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 김원이 의원, ▲보건복지위 강선우 의원, ▲환경노동위 김주영 의원, ▲국토교통위 문진석 의원, ▲운영위 박성준 의원, ▲정보위 박선원 의원(초선).
배정안 중 눈길이 가는 상임위는 법사위다. '정치 9단' 타이틀의 박지원 의원과 서영교, 정청래, 장경태 의원 등 최고위원 3명이 포진해 있다. 화제의 인물들의 이름도 눈에 띈다. 최근 국회의장 후보 경선에서 낙마한 추미애 의원은 운영위원회와 국방위원회에, 이재명 당 대표는 외교통일위원회에 배치되었다.
한편, 지난 25일에 예정되어 있었던 원구성 협의가 연기된 후 국민의힘은 현재까지 협상에 응하지 않고 있다. 원내 제2당이 법사위원장을, 여당이 운영위원장을 맡는 국회 관례에 따라 두 자리 모두 국민의힘이 가져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민주당 측에서 이를 절대 용납하지 않기 때문이다.
'상임위 위의 상임위'로 불리는 법사위의 수장인 법사위원장은 법안 처리 속도를 조절할 수 있는 막강한 권한을 갖고 있다. 채 상병 특검법 등을 신속히 처리해야 하는 민주당 입장에서 필수적으로 차지해야 하는 자리다. 국민의힘이 법사위원장을 확보할 경우 민주당이 채 상병 특검법을 패스트트랙 제도로 처리한다고 해도 본회의 표결에 부치기까지 최소 180일이 소요된다. 아울러 대통령실을 피감 기관으로 둔 운영위의 수장 자리도 민주당에게 대단히 중요하다.
원구성 협상이 공회전을 거듭하는 상황에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3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6월 5일까지 국회의장단을 선출하고 6월 7일 상임위를 구성하라고 (법에) 돼 있잖나. 여당이 반대하면 합의될 때까지 미루는 게 어디 법인가"라며 "이번엔 6월 7일까지 원 구성, 상임위 구성을 마쳐야 한다. 법대로"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민주주의 제도는 다수결이 원칙이다. 가능하면 합의하되 몽니를 부리거나 소수가 부당히 버틴다고 끌려다닌다면 민주주의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법정시한까지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야당 단독으로 원 구성안을 처리해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박찬대 원대대표도 "대화하고 타협할 건 하되 정해진 기한까지 의견이 좁혀지지 않는다면 다수 의견을 따라야 한다"면서 야당의 원 구성안 단독 처리 가능성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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