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10일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와 종합부동산세(종부세)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이날 이 전 대표는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당대표 출마 선언 기자회견 직후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금투세 도입) 시기 문제를 고민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면서 한반도 안보 불안 등 ‘코리아 디스카트’ 요인을 언급한 후 "‘이런 상황에서 금투세를 예정대로 하는 게 정말 맞나’라는 생각을 한다"며 "주식시장이 악화한 주요 원인을 정부가 제공했는데 주가가 조금 올랐다고 세금을 부과하는 것은 (투자자 입장에서) 억울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금투세가 기본적으로 필요한 제도이고 증권거래세를 대체하는 것이라 폐지하는 것에는 신중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 전 대표의 금투세 유예 발언에 대해 정치권에서는 1400만 명에 이르는 개인투자자의 반발을 의식했기 때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대한상공회의소의 지난달 대국민설문조사에 따르면 국민 중 68%가 내년 1월에 금투세가 시행되면 투자를 줄이겠다고 답한 바 있다.
이 전 대표는 종부세에 대해선 "근본적인 검토를 할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며 "종부세는 상당히 역할을 했다고 생각하는 한편 불필요하게 과도한 갈등과 저항을 만들어냈다고 생각한다. 점검을 해볼 필요가 있겠다"고 언급했다.
다만 노무현 정부 시기 도입되고 문재인 정부 시기 확대된 종부세는 민주당 부동산 정책의 상징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우클릭' 했다는 진보 진영의 비판은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민주당 원로인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은 11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종부세를 좀 불합리한 부분을 조금 일부 수정할 수는 있겠지만 근본적으로 건드리는 것은 민주당의 정체성을 부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 전 대표의 이번 금투세·종부세 관련 발언들이 차기 대선 중도층 공략을 위한 포석이라는 견해가 제기되고 있다.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1일 BBS라디오 '함인경의 아침저널'에서 이 전 대표의 발언에 대해 "민주당의 절대적 과제인 정권교체를 위해 외연 확장의 길로 가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후보가 대표직 연임을 하게 된다면 민주당도 종부세는 물론 상속세·금투세 문제에 있어 더 중도적인 노선으로 옮겨가지 않겠나"라고 전망했다. <저작권자 ⓒ 한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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