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1일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명태균 통화 녹취록 공개 기자회견에서 해당 녹취록을 듣고 있다.  (사진=델리민주 유튜브 캡쳐) ©

31일 더불어민주당은 ‘김건희 여사 공천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 씨와 윤석열 대통령 간의 통화 녹취록을 공개하며 2022년 6월 재보궐 선거 당시 윤 대통령이 공천에 개입한 정황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민주당 원내대표단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대통령의 공천개입을 입증할 육성이 최초로 확인됐다”면서 “민주당이 입수한 윤석열 대통령과 명태균 씨 사이에 이루어진 통화 내용에 따르면 2022년 5월 9일 윤석열 대통령은 명태균 씨에게 '공관위에서 나한테 들고 왔길래 내가 김영선이 경선 때부터 열심히 뛰었으니까 그거는 김영선이를 좀 해 줘라고 했다'고 말한다”며 “그리고 그 다음날인 5월 10일 국민의힘은 실제로 김영선 전 의원을 공천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측에서 공개한 녹취 파일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공관위에서 나한테 들고 왔길래 내가 ‘김영선이 경선 때부터 열심히 뛰었으니까 그거는 김영선이를 좀 해 줘라’ 그랬는데 말이 많네 당에서”라고 말했고, 이에 명 씨는 “진짜 평생 은혜 잊지 않겠습니다. 고맙습니다”라고 했다. 노종면 원내대변인은 “해당 파일은 (명 씨와 지인의) 대화 중에 명태균 씨의 휴대폰에서 재생된 통화 내용”이라며 “명 씨가 (22년 5월 9일) 통화 내용을 한 달 뒤인 6월 15일에 지인에게 들려주는 상황이다”고 부연했다. 

이와 더불어 민주당은 이날 명 씨가 ‘윤 대통령의 공천개입이 김건희 여사에 의한 것이고, 윤 대통령이 명 씨와 통화할 때 김 여사도 대통령 옆에 있었다’는 취지로 말했다며 45초짜리 녹취록도 공개했다. 5월 9일 통화와 관련된 대화로 추정되는 이 녹취록에 따르면 명 씨는 지인에게 “지 마누라가 옆에서 ‘아니 오빠 명 선생님 그거 처리 안 했어?, ‘명 선생님 이렇게 아침에 놀래셔가 전화 오게끔 만드는 게 이게 오빠 대통령으로 자격이 있는 거야?’(라고 하더라)”라며 “(윤 대통령이) 나는 분명히 했다라고 마누라보고 얘기하는 거야. 마누라 앞에서 했다고 변명하는 거야. 내가 ‘평생 은혜 잊지 않겠습니다’라고 하니까 ‘됐지?’(라고 하더라.) 지 마누라한테 (했다) 그 말이야. 마누라가 옆에 있으니까”라면서 “바로 끊자마자 마누라한테 전화 왔어 ‘선생님 윤상현이한테 전화했습니다. 보안 유지하시고 취임식 오십쇼’(라고 하더라)”라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후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우리 민주당에서는 공익제보센터 등을 통해서 오랫동안 이러한 물증을 찾아내기 위한 노력을 한 결과 오늘 이러한 결과를 내게 되었다”고 말했다. 다만 녹취 파일 입수 시점에 대해선 언급이 없었다.

또 ‘파일의 진위 여부’와 ‘제보자 신원’을 묻는 질문에 “당에서 책임지고 확인했다”며 “(제보자 신원은) 지금은 공개하지는 않을 것이고 신변 보호 절차를 저희가 지금 밟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오랫동안 이 내용을 가지고 우리도 확인을 했고 또 오래 준비를 해서 오늘 발표한 것”이라며 “많은 국민들이 명태균 씨와 관련돼 있는 그리고 윤석열 대통령, 김건희 여사의 공천 개입과 관련된 내용들이 확실한 물증이 있네, 없네, 전언이네 하는 이런 것들을 일소에 전부 다 해소할 수 있는 명확한 물증”이라고 강조했다.

노 원내대변인은 ‘오늘 녹취 내용에 따른 공직선거법 적용 가능 여부’를 묻는 질문에 “행위가 영향을 미친 것이, 5월 10일 취임식 날에 공천을 공식 발표했다. 대통령 임기 중에 일어난 일로 저희는 법적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답했다. 

추가 녹취 파일 공개 계획에 대해선 “입수되는 녹취들은 하나하나 확인하면서 어떤 의미가 담겨 있는지 분석 중”이라면서 “명 씨가 ‘(윤 대통령은) 장님 무사’라고 했다는 발언도 나온다”고 했다. 이어 “광역단체장 선거나 국회의원 보궐 선거, 또다른 보궐에 영향을 미쳤다는 명씨의 그당시 발언들이 담겨있는 점은 확인을 했다”며 “이런 것들도 조만간 공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