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검찰은 법인카드 유용에 따른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배우자 김혜경 씨에 대해 벌금 3백만 원을 재구형했다.

검찰은 이날 오전 수원지법 형사13부(부장판사 박정호) 심리로 열린 김 씨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두 번째 결심 공판에서 "피고인이 유력 정치인들을 돈으로 매수하려 한 범행으로 금액과 상관없이 죄질이 중하다"며 재판부에 이같이 선고해 달라고 거듭 요청했다. 검찰은 지난 7월 25일 첫 번째 결심 공판에서도 벌금 300만 원을 구형했다.

앞서 해당 사건에 대한 1심 선고가 지난 8월 13일 이뤄질 예정이었으나, 재판부가 선고기일 하루 전 직권으로 변론을 재개했다. 이후 이날 결심 공판까지 5차례 더 기일이 진행됐다.

검찰은 이날 "이번 사건은 전 경기도지사의 배우자인 피고인이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경선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전현 국회의원 배우자들과 한 식사 모임에 대해 사적비서 배 모 씨가 결제한 사안"이라며 "상식과 사건 당일 통화내역 등을 봤을 때 사전 지시와 승인 없이 배씨가 식비를 결제했을 리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피고인은 현재까지 '각자 결제' 원칙만 되풀이하고 자신의 결백을 입증할 만한 어떤 자료도 제출하지 못하고 있다"며 "공무원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져버렸음에도 배씨에게 책임을 전가하면서 반성의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김 씨 측 김칠준 변호사는 "피고인의 인식 여부는 적어도 누구에게 접대하거나 기부행위를 해서는 안 되는 모임이라는 사실을 알았느냐가 판단 기준이 될 것"이라며 "앞서 의견서에서도 말씀드렸듯 피고인은 식비를 결제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고 변호했다.

김 씨는 최후 진술에서 범행에 관여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말하면서 "앞으로 살아가면서 죄송한 사건도 만들지 않고, 보좌해주시는 분들에 대해서도 더 조심스럽게 행동하겠다"고 했다.

김 씨에 대한 선고 공판은 내달 14일 오후 2시에 열릴 예정이다. 

김 씨는 이 대표의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출마 선언 후인 지난 2021년 8월 2일 서울의 한 음식점에서 당 관련 인사 3명과 본인의 운전기사, 변호사 등에게 10만 원 상당의 식사를 제공하고 경기도 법인카드로 결제한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당시 도청 별정직 5급 공무원 배 씨가 김 씨의 지시로 결제한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