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일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국정감사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국민의힘TV 유튜브 캡쳐)  ©

11일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 특검을 위해 국회 규칙까지 개정하며 상설특검을 추진하려는 더불어민주당에 대해 ‘권한쟁의심판 청구’와 ‘가처분 신청’ 등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추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대책회의에서 “현재 민주당은 자기 입맛에 맞는 특검을 추천하기 위한 상설특검 국회 규칙 개정안을 여당의 강한 문제 제기에도 불구하고 강행 처리하려고 하고 있다”며 “특정 정당이 특검 추천권을 독점하는 선례는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민주당이 추진하는 상설특검 국회 규칙 개정은 특검추천위원의 정치적 중립과 직무상 독립을 규정한 상설특검법에 정면으로 반한다”며 “하위법인 규칙으로 상위법인 법률을 무너뜨리는 것은 위헌”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은 위법적이고 위헌적인 국회 규칙 개정 시행을 저지하기 위해 권한쟁의심판 청구와 가처분 신청 등 사용할 수 있는 모든 법적 조치를 강구하겠다”고 덧붙였다.

상설 특검은 법무부 장관의 판단 또는 국회의 특검 임명 요청안 의결로 별도의 법 제정 없이 특검 가동이 가능한 제도다. 이에 따라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우회할 수 있다.

다만 상설 특검의 수사 기간은 최대 90일로 야당이 추진했던 특검법보다 그 기간이 짧고 규모도 제한된다. 더욱이 대통령에게 특검 후보 2명을 추천하기 위한 특검후보추천위원회는 3명의 당연직(법무부 차관, 법원행정처 차장, 대한변협 회장)과 국회 추천 인사 4명 등 총 7명으로 구성되고 이때 국회 몫은 제1·2 교섭단체(민주당과 국민의힘)가 각자 2명씩 추천하기로 되어 있어 야당이 특검 후보 추천권을 독점하는 기존 특검법과 차이가 크다.

이에 민주당은 여당의 추천권을 배제시켜 국회 몫 4명 모두를 야당이 추천할 수 있도록 국회 규칙을 개정한 후 상설 특검을 활용하려 한다. 특검후보추천위원회의 과반 의결로 특검 후보를 추천하므로 이는 사실상 특검 후보 추천권을 야당이 독점하겠다는 뜻이다.

민주당은 앞서 지난 7일 해당 규칙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어 지난 8일에는 김건희 여사 의혹을 다룰 '상설특검 특별검사수사요구안'도 국회에 제출했다. 민주당은 국정감사가 끝난 후 국회 본회의를 열고 이들에 대한 표결을 진행할 방침이다. 가결 요건은 다른 법안과 마찬가지로 재적의원 과반 출석, 출석 의원 과반 찬성이다. 민주당은 과반 의석을 점하고 있으므로 이들은 무난히 통과될 전망이며, 이들 모두 거부권 대상이 아니어서 가결 후 바로 적용이 가능하다.

다만 윤석열 대통령이 특검 임명을 무한정으로 미룬다면 민주당도 이를 돌파할 뾰족한 수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민주당이 상설 특검을 추진하는 이유는 국정감사 시즌 초입부터 김 여사 관련 의혹을 최대한 부각시키기 위함인 것으로 보인다.

추 원내대표는 이날 또 “(거대 야당이) 국정감사 증인 채택조차 일방으로 밀어붙이고 있다”면서 “법사위의 경우 야당이 신청한 증인은 99명이 채택되었지만 여당이 신청한 증인은 단 한 명만 의결되었고, 과방위는 야당이 원하는 증인은 모두 채택되었지만 주요 쟁점과 관련해 국민의힘이 요구한 증인 45명은 단 한 명도 채택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와 더불어 그는 “동행명령권도 국감 사흘 만에 벌써 6건이 일방 처리되었다”면서 “1988년 제도 도입 이후 지난해까지 국감에서 발부된 동행명령은 연평균 2.6건에 불과했다”며 “거대 야당이 이번 국감을 대통령 탄핵을 위한 빌드업으로 악용하고, 정쟁을 위한 쇼에 몰두하면서 동행명령권을 남발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이어 “(국정감사) 둘째 날 법사위에서는 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을 수사한 검사에 대한 동행명령장을 의결해 또다시 입법부의 권한을 사적 보복 수단으로 악용했다”며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과 연루된 야당의 현역 의원 6명은 10개월이 지난 지금도 검찰 소환에 불응하면서 정작 수사 검사는 출석하지 않으면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는 으름장을 놓고 있다”면서 “일찍이 이렇게 뻔뻔하고 위선적인 정치 집단을 본 적이 없다, 거대 야당이 국회 권력을 사유화해 수사 기관 행세까지 하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정치적 횡포 앞에 삼권분립의 헌법 정신은 또다시 짓밟히고 있다”며 “지금 국민들께서 거대 야당에 주문하는 것은 동행명령권 남발이 아니라 피해자 신분임을 직시하고 신속히 검찰 조사에 응해 죄의 값을 치르는 것임을 명심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