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청신문

국힘 대선 경선 때 명태균에 당원 57만 명 정보 유출...이준석 "모든 후보에 제공됐던 명단", 與 조사 착수

이성우 기자 | 기사입력 2024/10/10 [13:49]

국힘 대선 경선 때 명태균에 당원 57만 명 정보 유출...이준석 "모든 후보에 제공됐던 명단", 與 조사 착수

이성우 기자 | 입력 : 2024/10/10 [13:49]

▲ (사진=노종면 페이스북)  ©


10일 노종면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021년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 때 대의원을 포함한 당원 전화번호 약 57만 건이 명태균 씨에게 유출됐고, 명 씨가 이를 가지고 '차기 대선 여론조사'를 실시했다면서 누가 명 씨에게 해당 자료를 유출했는지, 여론조사에 연루된 세력이 있는지, 여론조사 결과는 어떤 용도로 사용되었는지 등을 규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노 의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미래한국연구소의 실제 운영자로 알려진 명태균 씨가 2021년 10월 국민의힘 대의원과 당원 56만 8천여 명의 전화번호를 입수해 이들을 대상으로 '차기 대통령 선거 여론조사'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해당 여론조사에 활용된 국민의힘 당원 목록에는 책임당원과 대의원 분류, 성별과 지역, 휴대전화 안심번호 등이 포함돼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노 의원이 확보한 조사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조사기관은 미래한국연구소였고, ▲10월 19~20일, ▲10월 21일 총 2회에 걸쳐 국민의힘 당원 11만7천829명, 13만9천156명에게 전화를 돌려 각각 3천450명, 5천44명의 응답을 받았다.

 

노 의원 측은 "최종 후보 간 치열한 경쟁으로 인해 공정한 경선 관리가 어느 때보다 요구되는 본 경선 기간(2021년 10월 9일 ~ 11월 4일)에 조사가 실시되었다는 점, 게다가 당원 정보 수십 만 건이 공신력이 의심스러운 외부 기관으로 유출되었다는 점에서 충격적"이라고 말했다.

 

또 "유출된 당원 정보 57만 건은 당시 국민의힘 책임당원 규모와 유사하며 해당 정보 접근과 활용이 매우 제한적이기 때문에 국민의힘 또는 특정 캠프 핵심 관계자가 책임당원 정보를 통째로 넘겼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대선 후보 경선 당시 미래한국연구소는 1,2차 경선을 통해 추려진 최종 후보 4명(원희룡, 홍준표, 유승민, 윤석열)의 본선 경쟁력을 비교했고, 각 후보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1:1 가상대결 조사를 실시했으며 결과는 윤석열 후보의 압도적인 우위로 나타났다.

 

노 의원 측은 "이 조사에 국민의힘 중앙당이 연루됐는지, 아니면 특정 후보 캠프가 개입했거나 다른 배후가 있는지, 그리고 조사 결과가 어떤 용도로 쓰였는지를 반드시 규명해야 하며, 당원 정보 유출과 불공정 경선에 대한 합당한 사후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며 "특히 윤석열 당시 후보에게 유리한 결과가 대세론 등을 유포하는 데 쓰였다면 '불법적인 방식으로 실시된 조사 결과를 활용해 여론을 조작하고 경선 결과에까지 영향을 미친 범죄로 규정'될 수 있는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은 당이나 특정 캠프 차원의 공식 조사였다면 조사 목적과 외부 의뢰 이유 등을 상세히 밝히고 계약서와 영수증 등을 통해 무상 조사가 아니었음을 증명해야 한다"며 "만약 당에서도 모르는 일이었다면 자체 조사를 실시하는 한편 즉각 수사를 의뢰해 진상 규명에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논란이 확산되자 당시 국민의힘 대표였던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본인의 페이스북에 "노종면 의원님이 공개한 당원 명부를 보면 모든 전화번호가 0503으로 시작한다"며 "이런 번호는 보통 안심번호라고 하고, 당원 경선시에 국민의힘 중앙당에서 경선후보자들에게 최종경선시에 제공한다"면서 "이름은 익명화되고 성별과 소속 당협은 유권자 맞춤 메시지를 발신할 수 있도록 공개해서 제공한다"고 적었다.

 

이어 "따라서 공개하신 명단은 '문제가 없는 명단'이고 당에서 유출된 것이 아니라 윤석열 홍준표 유승민 원희룡 후보측에 공히 제공된 것"이라면서도 "다만 이것을 윤석열 후보측에서 어떻게 활용했는지는 대통령실 또는 윤핵관에게 물어보시면 될 것 같다"고 했다. 

 

그리고는 "국민의힘은 니네가 알아서 좀 이런 거 해명하라"고 일갈했다.

 

한편 국민의힘 측은 해당 논란과 관련해 조사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서범수 사무총장은 이날 인천 강화문화원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해당 명단에 대해 "대선 선거 기간에 선거 운동을 하라고 중앙당에서 당원명부를 안심번호로 만들어서 각 선거캠프, 윤석열·홍준표·유승민·원희룡 후보에게 다 적법하게 배부했다"며 "전혀 위법한 사안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이 명부가 그 이후나 경선 기간 중에 명태균이라는 사람에게 어떻게 흘러갔는지에 대한 부분은 우리가 지금부터 차근차근 조사할 예정"이라며 "조사에 따라 엄정한 조치가 필요하면 조치를 하겠다"고 전했다.

 

또 "(명 씨가 당시 윤석열 대통령을 도왔다고 주장했다고 해서 명부가) 윤 후보 캠프에서 나갔다고만은 할 수 없다"며 "4개 캠프 중 어디에서 나갔는지 확인해볼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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