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문자 논란이 국민의힘 전당대회의 최대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그 열기가 좀처럼 식을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윤상현·나경원·원희룡 당대표 후보 측은 김 여사의 사과 의사가 담긴 문자를 패싱한 한동훈 후보의 책임론을 부각하며 김 여사가 사과했다면 총선 결과가 달라졌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윤상현 후보는 8일 오전 YTN 라디오 '뉴스파이팅 배승희입니다'에 출연해 총선 당시 김 여사가 사과했다면 총선의 결과가 바뀌었을 것 같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바뀌었을 거라고 본다"며 "만약에 사과가 이루어졌다 하면 '사과 모드'로 총선이 치러졌을 것"이라고 답했다.
나경원 후보는 이날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총선 때 (국민의힘) 모든 후보들이 김 여사께서 사과 한 마디를 하는 것을 다 기대했다"며 만일 지난 1월 사과가 이뤄졌다면 "총선에 상당한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원희룡 후보 캠프 측 이준우 대변인은 같은 날 오전 MBC 라디오 '시선집중'에 출연해 "(총선 당시 김 여사가) 사과했을 경우에 적어도 선거 결과가 지금과 많이 달랐을 것이다. 서울만 하더라도 3% 차이로 진 곳이 6곳이고, 5% 차이면 10곳이 넘는다"고 전했다.
반면 한동훈 후보 측은 전당대회를 앞둔 시점에 해당 논란을 만들어낸 점을 지적하며 당무 개입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한동훈 캠프 측 정광재 대변인은 8일 MBC라디오 '시선집중'에서 "지난 1월 23일 종편 보도를 통해서 지금 수준으로 문자가 공개돼 '사과가 불가하다는 쪽으로 결론이 난 것으로 알려졌다'는 보도가 있었다"며 "6개월이 지나 지극히 내밀한 문자, 두 사람만이 알 수 있는 문자 내용이 거의 원문 그대로 공개됐다는 것 자체에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라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 6일 한동훈 후보도 유튜브 방송에서 "이 시점에 이런 얘기를 만들어내는 것은 비정상적인 전당대회, 당무 개입"이라며 "위험한 일"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논란을 둘러싼 후보 간 공방전이 과열되며 당 이미지에 타격이 갈 것으로 예상되자 당 지도부가 진화에 나서는 분위기다.
황우여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8일 오전 중앙당사에서 열린 비대위에서 "전당대회가 과도한 비난전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는 일부 지적에 귀 기울여야 한다"며 "당헌·당규에 어긋나는 언행은 선거관리위원회와 윤리위원회를 통해 즉시 엄중한 조치가 내려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추경호 원내대표도 "최근 일어나고 있는 당대표 후보들의 눈살 찌푸리는 행태에 대해 원내대표로 한 말씀 드리지 않을 수 없다"며 이번 갈등에 대해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공방으로 자해적 행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런 모습이 지속된다면 당이 결속하는 것이 아니라 분열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다"며 "남은 선거 기간 도 넘은 행태가 반복된다면 원내대표로서 과감히 지적하고 바로잡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성일종 사무총장은 "후보들 간 선거운동이 조금씩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후보자 간 발전적 경쟁은 당의 원동력이 되지만 지나친 과열은 분열로 비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저작권자 ⓒ 한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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