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대한민국 국회)     ©

4일 윤석열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했던 쌍특검법(김건희 여사·채상병 특검법)과 지역화폐법(지역사랑상품권이용활성화법) 개정안 등 3개 법안이 재표결에서 부결되었다. 김건희 특검법은 21대 국회였던 지난 2월에 이어 2번째 폐기이며, 채상병 특검법은 21대 국회였던 지난 5월, 그리고 22대 국회 초인 지난 7월에 이어 3번째 폐기다.

국회는 이날 오후 본회의를 열고 해당 3법을 상정해 재표결에 부쳤다. 그러나 김건희 특검법 (총 투표 수 300표, 찬성 194표, 반대104표, 기권 1표, 무효 1표), 채상병 특검법(총 투표 수 300표, 찬성 194표, 반대 104표, 무효 2표), 지역화폐법 (총 투표 수 300표, 찬성 187표, 반대 111표, 무효 2표) 모두 재의결되지 못하며 최종 폐기되었다. 거부권이 행사된 법안이 재의결되기 위해선 재적 의원 과반 출석, 출석 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국민의힘 입장에선 이탈표가 나왔으므로 당론에 따른 완벽한 단일대오를 유지하지 못한 셈이며, 특히 쌍특검법의 경우 최대 4표의 이탈표가 나온 것으로 보인다. 여당은 앞서 이날 오전 의원총회를 열고 해당 3법에 대해 부결 폐기할 것이라고 당론을 정한 바 있다.

이탈표 발생에 '단일대오가 깨졌다'는 지적이 나오자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저는 그렇지 않다"며 "단일대오는 확고히 유지되고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가 모든 108표를 공개적으로 의사 확인을 안 하기 때문에 정확한 숫자에 대해 이야기할 수 없다"면서도 "오늘 표결이 의원총회를 바탕으로 한 재의요구에 대해 부결시켰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에 쌍특검법이 부결되었다 하더라도 추후 김건희 여사 의혹과 관련해 어떻게 대응할지가 문제다. 최근 친한계에선 "(김건희) 특검 부결 이후 김 여사의 사과조차 없으면 그다음은 큰 문제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왔다.

한편 더불어민주당은 김건희 특검법의 경우, 국정감사를 통해 김 여사 관련 의혹을 철저히 검증한 후 11월 더 강력한 특검법안으로 재발의하겠다는 방침이다.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지난 3일 기자들과 만나 "김 여사 관련 여러 의혹이 추가로 나오고 있기 때문에 (부결된다면) 당연히 재추진할 것"이라며 "국정감사를 거쳐 새롭게 확인되거나 제기된 내용을 포함해 더 강력한 특검법으로 대응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한 원내 관계자는 이날 오전 "현실적으로 오늘 재의결은 어렵다고 보고, 국정감사 이후 김 여사 특검법을 재발의하면 여론 지형상 재의 표결에 더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특검법을 둘러싼 정쟁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민주당은 이날 '김건희 가족 비리 및 국정농단 규명 심판 본부'(김건희 심판본부)를 구성하기로 했다. 김 여사에 대한 공세를 더욱 강화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황정아 대변인은 이날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심판본부는 비상설특위 형태로 꾸려진다"며 "김민석 최고위원이 본부장을 맡기로 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