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더불어민주당은 의원 총회를 열고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의 향방을 논의했으나, 격론 끝에 뚜렷한 결론 없이 금투세 관련 당론 결정과 결정 시점을 지도부에 위임하기로 했다.
노종면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 총회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지도부에 금투세 관련) 당론 결정과 결정 시점 두 가지 모두를 위임했다"며 "언제까지 결론을 내려야 한다는 것까지도 정하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시점과 결론에 대해 모두 위임하는 것으로 정리됐다"고 밝혔다.
또 "시행과 유예·폐지를 놓고 의총에서 표결했을 때 한쪽으로 결론이 나오기 쉽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지도부가 책임을 지고 결단하는 게 타당하다고 대다수가 동의했다"고 설명했다.
노 대변인은 "토론에서는 보완 후 시행과 유예 내지 폐지 의견이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팽팽했다"며 "굳이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유예·폐지 의견이 더 많았지만 투표가 아니기 때문에 입장의 많고 적음을 가늠하기는 어렵다. 비슷한 비중으로 의견이 나왔다고 보면 된다"고 전했다.
노 대변인은 '금투세 시행' 주장과 관련해 "(예정대로) 시행해야 한다는 쪽은 일단 2년 전에 여야가 합의했다는 점과 국민께 이미 보고된 사항이기 때문에 약속을 지켜야 된다는 원칙적인 얘기(를 했다)". 또 "(보완 후 시행하자는 쪽에선) 유예나 폐지 입장으로 정할 경우 여당이 반대하는 상법 개정을 추진하기 위한 협상 카드 하나를 잃어버리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었다"고 말했다.
'금투세 유예' 주장과 관련해선 "2년 유예는 대선(2027) 직전, 3년 유예는 총선(2028) 직전에 (시행 여부를 결정)해야 해 선거 직전에 사회·정치적인 논란을 일으키는 부담을 안아야 되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는 3년 이상 미룬 후 다음 정부에서 결론내자는 뜻으로 읽힌다. 다만 "(이와 관련) '22대 국회가 책임진다는 그런 수준은 유지를 해야 하고, 3년 시행 유예 정도가 유예의 마지노선이 아니겠냐'는 의견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금투세 폐지' 주장과 관련해서는 "폐지 의견 중에는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해서 유예가 안 될 경우 모든 정치적 책임은 민주당이 지게 되는 결과이므로 이런 문제를 제거하기 위해 폐지하는 건 어떻겠냐는 의견도 있었다"고 전했다.
지도부에 최종 결정을 위임한다면 금투세 시행보다는 유예로 결론날 가능성이 높다. 이재명 대표는 이미 유예 쪽으로 마음이 기울어진 것으로 보여지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지난 9월 29일 MBN '뉴스와이드'와의 인터뷰에서 금투세와 관련해 "지금 하면 안 된다는 (개인 투자자) 정서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다소 노골적으로 유예 입장을 내비친 바 있다. 아울러 김민석, 이언주 최고위원 등도 금투세 유예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에 정치권에선 '당론 선언 시점 결정만 남았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다만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본격화되는 상황에서 유예를 선택해 당내 시행론자들의 반발을 무시한다면 이를 계기로 비명계가 결집할 가능성도 있다. 또한, 금투세 폐지를 원하는 대다수 개인투자자들을 중심으로 한 비판 여론을 유예로 진화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이에 이 대표의 고심이 깊을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 ⓒ 한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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