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청신문

한동훈, 尹 자리한 행사 참석 취소하고 의료계 인사 만나

이성우 기자 | 기사입력 2024/10/01 [10:32]

한동훈, 尹 자리한 행사 참석 취소하고 의료계 인사 만나

이성우 기자 | 입력 : 2024/10/01 [10:32]

▲ 9월 30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우원식 국회의장을 예방했다. (사진=국민의힘TV 유튜브 캡쳐)   ©

 

지난달 30일 한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이 자리한 모 행사 참석 일정을 돌연 취소하고 의료계 인사를 만나러 간 것으로 전해졌다. 

 

한 대표는 이날 한 언론사의 창간 기념식에 참석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행사 시작 30여분 전 갑자기 불참을 통보했는데, 일정을 취소한 한 대표는 의료단체 관계자를 만났고 해당 관계자에게 여야의정 협의체 참여를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표 측 관계자는 해당 인사가 의료계에서 영향력이 있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윤·한 갈등이 조명되고 있는 상황에 '윤 대통령을 피한 것 아니냐'는 의심을 받을 수 있음에도 이 같은 선택을 한 것은 본인의 정치력을 판가름하는 시험인 여야의정 협의체 출범을 더는 지체할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6일 한 대표는 의정갈등 중재자를 자임하며 여야의정 협의체를 제안하고 그간 의료단체를 향해 조속한 협의체 참여를 여러 번 촉구했다. 그러나 '내년도 의대 증원은 건드릴 수 없다'는 등 정부의 완고함 때문에 대표성 있는 의협을 비롯한 8개 의료단체는 거부 의사를 보였고, 협의체는 가시적인 진척이 없었다. 게다가 최근 정부가 의료인력수급 추계 기구를 신설할 것을 밝히면서 여야의정 협의체의 필요성이 다소 줄어든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협의체 출범 지연이 계속된다면 한 대표는 갈등 중재자는 고사하고 협상 테이블에서 홀로 동떨어질 것이고, 그의 정치적 입지는 축소될 것이 자명하다.

 

다만 이같이 압박적인 상황 가운데 한 대표는 이날 우원식 국회의장과의 회동에서 여야의정 협의체 출범의 임박을 암시하는 듯한 말을 남겼다. 그는 여야의정 협의체 출범 지연을 우려하는 우 의장에게 "출범의 마지막 의사결정 단계 근처에 오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이날 오전 여야의정 협의체의 진척 상황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진행 상황을 중계하면 (출범에) 방해될 수 있지 않겠나"라고 답하는 등 세간의 섣부른 해석을 경계하는 듯한 한 대표의 조심성을 고려할 때 명확성이 있는 해당 발언은 협의체 출범에 대한 상당히 긍정적인 신호로 볼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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