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두 국가론'을 언급하며 정치권에 파장을 일으킨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측에서 임 전 실장의 발언과 당의 입장은 전혀 무관하다고 연일 선을 긋고 있다.
25일 이해식 대표 비서실장은 부산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헌법정신에 위배되는 주장"이라며 "당의 입장과 다르다"고 명확히 밝혔다.
또 최고위원회의에서 "임 전 실장의 메시지는 당의 강령과도 맞지 않는 주장인 데다, 평화통일을 추진하겠다는 그동안의 정치적 합의와도 배치되는 주장"이라는 말이 나왔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국회에서 열린 친명 모임 더민주혁신회의에서 주최한 토론회에서도 임 전 실장에 대한 날 선 비판들이 제기됐다.
김동엽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임 전 실장의 주장은 좋게 말하면 이상적이지만, 나쁘게 말하면 개념 없는 소리"라며 "논리적이지 못한 정치적 발언이다. 그 발언에 우리가 왜 호들갑을 떨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맹비난했다.
또 "북한이 '적대적 두 국가'를 선언한 상황에서 대단히 무책임하게 이를 '평화적 두 국가'라는 단어로 포장하는 것이 과연 맞는가"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임 전 실장 얘기는 '우리는 다 누리고 누더기가 된 한반도를 미래세대에 넘기자'는 얘기로 들리더라"라며 "그래서는 안 된다. 기성세대인 86그룹이 지은 죄를 사죄해야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광희 의원은 "지난 정부 주요 인사의 급작스러운 두 국가론은 아직 받아들일 준비가 안 된 것 아닌가. 너무 갑작스러운 일 아닌가"라고 말했다.
앞서 김민석 수석최고위원은 지난 22일 "김대중 전 대통령이라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동조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임 전 실장을 비판했다.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지난 23일 "우리 당에서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진 않다"면서 "자연인 임종석의 의견에 대해서 당이 정색하고 논의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대체적인 기류보다는 개인 의견이라고 생각한다"고 선을 그었다.
지난 19일 임 전 실장은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9.19평양공동선언 6주년 기념식 축사에서 "통일, 하지 말자. 통일을 꼭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내려 놓자"면서 "객관적 현실을 받아들이고 두 개의 국가를 수용하자"며 "비현실적인 통일 논의는 이제 접자"고 말했다.
그리고 "국민의 상식과 국제법적 기준, 그리고 객관적인 한반도의 현실에 맞게 모든 것을 재정비하자"며 대한민국의 영토를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규정한 헌법 제3조의 삭제 또는 개정과 함께 국가보안법 폐지, 통일부 정리 등을 제안했다. <저작권자 ⓒ 한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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