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김종혁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의료사태와 관련해 정부를 비판하고, 윤석열 대통령에게 의료 상황이 원활하다고 보고한 당사자는 책임을 지고 스스로 거취를 결정해야 한다며 의료 개혁 책임자의 자진사퇴를 촉구했다. 사실상 의료 개혁 주무 부처 장·차관인 보건복지부 조규홍 장관과 박민수 2차관 등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김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8월 29일 국정 브리핑에서 의료 현장에서 비상의료 체계가 원활하게 가동되고 있다고 말했지만, 대통령은 어젯밤 의정부의 한 병원을 찾아가 정부의 수가 정책이 의료 현장의 어려움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고 유감을 표시했다”고 지적했다.
또 “해마다 의사를 2천 명씩 증원하자는 건 바꿀 수 없다더니 반발이 격렬해지자 2025년에는 1500명만 늘리기로 했다. 2026년부터는 다시 2천 명씩을 증원한다더니 이것도 협상이 가능한 것으로 바뀌었다”며 “이쯤 되면 애초에 왜 2천 명이란 숫자를 고집해 혼란을 자초했는지 이해하기 힘들다”고 비판했다.
김 최고위원은 “상황을 악화시키는 무책임한 발언이 난무한 것도 뼈아픈 실책”이라면서 “의식불명이나 마비상태가 아니고 고열, 복통, 출혈 정도는 경증이니까 응급실에 가지 말라는 주장에 동의할 국민이 얼마나 되겠냐”며 “그게 큰 병의 전조증상이 아니라고 누가 장담할 수 있냐”고 따져 물었다.
그리고 “의사 증원은 정부 정책이니 의사들과 합의할 이유가 없다고 말하면 의사단체들이 협조하겠냐”고 꼬집었다.
김 최고위원은 “저는 정부의 의료개혁 정책이 꼭 필요하다고 믿고 있고 적극 찬성한다. 의사들의 주장이 중구난방이고 무리가 있다는 것도 잘 안다”면서도 “하지만 해마다 2천 명씩 의사를 늘리는 게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정부의 주장은 신뢰를 상실했다”고 강조했다.
그리고는 “그렇다면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그 시작은 책임질 사람이 책임을 지는 것이라고 믿는다”며 “대통령에게 모든 게 괜찮을 거라고 보고한 데 대해, 국민을 이토록 불안하게 만든 데 대해, 정책을 수시로 바꿔서 정부의 신뢰도를 떨어트린 데 대해, 막말과 실언으로 국민을 실망시킨 데 대해, 그밖에 있었던 수많은 일들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고 당사자 스스로 거취를 결정하시기를 촉구한다”고 단호히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지금까지 어려운 상황 속에서 애써왔다. 하지만 상황이 이 지경이 됐으면 임면권자인 대통령과 국민을 위해 결단을 내려야 한다”며 의료개혁 담당 참모의 자진사퇴를 거듭 압박했다.
당 중진인 나경원 의원도 이날 KBS 라디오 '전격시사'에서 "이미 (의정) 갈등을 조정하고 해결할 신뢰 관계가 완전히 깨졌다"며 "책임부처의 장들은 물러나야 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또 "우리 정책을 실행하는 데 갈등이 있을 수밖에 없고, 이 갈등을 조정하고 해결하는 것이 책임 있는 부처의 장"이라며 "그런데 이러한 부분을 조정하고 해결하기보다 순간순간 잘못된 발언 등으로 갈등을 더 증폭시킨 부분도 상당히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새 판을 짜줘서 새로운 협상 판으로 이 갈등을 조정하고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한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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