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1년 만에 성사된 여야 대표회담의 모두발언에서 '계엄령'을 언급하며 최근 민주당이 주장하는 정부 계엄 준비설에 힘을 실으면서 해당 의혹을 둘러싼 여야 공방이 가속화되고 있다.
앞서 지난 1일 이 대표는 대표회담 모두발언에서 "최근에 계엄 이야기가 자꾸 나온다"며 "종전에 만들어졌던 계엄안에 보면, 계엄 해제를 국회가 요구하는 것을 막기 위해 국회의원들을 계엄 선포와 동시에 체포·구금하겠다는 계획을 꾸몄다는 이야기도 있다"고 발언했다.
이에 대통령실은 즉각 "상식 선상에서 있을 수 없는 일로 설사 선포해도 지금 국회 구조를 봐도 해제될 게 뻔한데 엄청난 비난과 역풍이 될 텐데 계엄령을 왜 하겠나"라며 "정말 말도 안 되는 정치공세"라고 반박했다. 현재 헌법상 국회 재적의원 과반 찬성 시 계엄은 즉각 해제된다.
2일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해당 논란과 관련해 "이 정권이 얼마나 비상식적이면 계엄 선포 같은 얘기들이 나오겠냐"며 "트럼프 미국 대통령 시절 의회를 난입했던 사건처럼 그런 우려와 가능성이 매우 큰 것으로 저희는 정황상 확인하고 있다, 관련 정황이 제보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지금 검찰권을 동원해 야당 탄압을 하는 비상식적으로 정국을 운영하고 있다"며 "여기에 군이라는 물리력을 동원해서 뭘 하겠다는 0.1%의 가능성이라도 있다면 저희는 차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천준호 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도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박근혜 정부 시절에도 실제로 계엄에 대한 검토가 있었고 준비가 됐다고 하는 게 나중에 밝혀졌다"며 "현 정권 어딘가에서 계엄령 고민과 계획을 하고 있을 가능성은 매우 높다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저희가 계속 제보를 듣고 있기 때문에 그런 우려를 이 대표가 (모두발언에서) 전달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진행자가 '제보량이 많냐'고 질문하자 "(이 대표가) 그런 정황들에 대한 이야기들을 하셨고, 들으셨고, 그런 부분들을 최고위원 중에서도 이야기하신 분들이 계셨기 때문에 그런 우려를 전달하고 있다고 보면 좋겠다"고 답하며 구체적인 제보의 근원지는 제시하지 않았다.
이같이 심화되는 민주당의 계엄 준비설 설파에 여당 측은 낭설에 불과하다며 연일 반격에 나섰다.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이 대표를 정조준해 "헛것을 보셨냐"며 "여론 주목을 받을 기회가 되면 괴담 수준의 공포감을 주는 그런 선전을 늘 해 왔고 이번 여야 대표회담 때도 국민들에게 '계엄을 선포해서 국회를 탄압한다' 이런 이미지를 심어주려고 한 것 같다"고 비판했다.
이어 "비상사태가 일어날 가능성도 없고 계엄이 선포되면 국회에서 곧바로 계엄 해제 요구하면 해제해야 하는 사안으로 실효성도 없는데 자꾸 이야기 하는 것 자체가 국민들에게 공포감을 불러일으켜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려는 것"이라며 "무슨 헛것을 본 분이 비명을 지르는 그런 느낌이었다"고 꼬집었다.
나경원 의원은 전날 이 대표의 계엄령 발언 소식을 접한 후 페이스북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 탄핵 당시 계엄을 검토했다는 소위 기무사 계엄문건 사건은 단 1인도 기소하지 못하고 모두 허위로 밝혀졌지만 문재인 정권은 기무사를 초토화하고 방첩 기능은 완전히 와해시켰다"며 "지금 또 다른 계엄설 주장이 이제 막 방첩 기능을 복원하고 있는 국군방첩사령부에 또 심대한 타격을 줄 것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또 "문 정권이 사실상 기무사 해체와 국정원 대공수사권 박탈로 대한민국 안보 빗장을 풀어버렸듯이 이재명 대표도 안보 빗장이 단단히 채워지는 것을 교묘하게 방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를 볼 때 아무리 이재명 대표가 먹고사는 문제로 중도 확장을 꾀해봤자 본질은 변화가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이재명 대표는 먹고사는 문제로 국민 눈과 귀를 속이면서 국가안보 저변을 흔드는 터무니없는 계엄령 언급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저작권자 ⓒ 한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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