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전체회의를 열고 김문수 고용노동부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실시했다.
여야는 이날 본격적인 청문회에 들어가기도 전에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약 40분간 치열한 설전을 벌였고, 고성이 오가던 끝에 결국 안호영 환노위원장은 정회를 선포했다.
야당은 김 후보자의 과거 발언들을 문제 삼으며 자진 사퇴를 촉구했다.
강득구 민주당 의원은 "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는 김 후보자가 세월호 참사를 모독한 만큼 사과하고 사퇴하라는 성명을 냈다"며 "'죽음의 굿판'을 말로 벌인 것은 김 후보자이고, 망언에 대해 분명한 사과가 있어야 청문회가 있을 수 있다"고 목소리 높였다.
김태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김 후보자는 대한민국을 인정하지 않는 사람"이라며 "자신이 파괴하고자 했던 국회의 의자에 앉아서 인사 청문회를 받는다는 것은 누가 봐도 상식적이지 않고 납득이 되지 않는다"면서 "김 후보자가 스스로 사퇴하는 것이 마지막 양심을 지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용호 민주당 의원은 "청문회에 앞서 (이미) 국민적 평가는 다 끝났다"며 "이미 후보자는 노동자, 여성, 청년 참사 유가족 등 전체 국민을 상대로 매우 오랜 기간 지속적 반복적으로 아주 정말 악의적인 발언들을 남발했다. 이런 사람을 후보자로 지명한 것 역시 대통령이 괴롭힘 2차 가해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홍배 민주당 의원은 "수만 명의 노동부 및 산하기관을 이끄는 공인으로서 공직을 수행할 수 있는 상태인지 검증하는 것은 국회의 중요한 책무"라면서 "후보자가 제출해야 할 의료기록에 대한 협조를 좀 요청을 드린다"고 했다.
이에 여당은 주질의 단계로 속히 넘어갈 것을 요청하는 한편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막말 전적을 짚으며 야당의 김 후보자 과거 발언에 대한 비판에 응수했다.
여당 측 간사인 김형동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이면 의사와 관련된 것을 해야 된다"며 "장관으로서 지위와 자격 문제는 본질의에서 하면 된다"며 위원장을 향해 인사청문회 주질의에 돌입할 것을 요구했다.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은 "국회의원 자격으로 일방적으로 사과를 강요하고 받으려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청문회에서 여러분 주장을 후보자에게 검증하면 되는 것이 아닌가"라고 거들었다.
그리고 "김 후보자도 (야당의 주장에 대해) 할 이야기가 있을 것"이라며 "일방적으로 사과를 요구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고 검증 과정에서 질의응답을 하는 것이 바람직한 만큼, 의사진행 발언을 멈추고 인사청문회에 들어가야 한다"고 촉구했다.
우재준 의원은 "(야당에서) 후보자의 과거 막말이나 발언들로 인해 의료기록 확인을 해야 된다라는 취지로 말씀을 하신 것으로 들었다. (후보자에 대한) 정신병력에 대한 조회를 하는 게 아닌가라는 의심이 들 정도로 굉장히 모욕적인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또 "만약에 이런 부분들을 문제 삼으려면 민주당 대표이신 이재명 대표만 해도 막말로 문제가 된 게 많다"고 지적했다.
이후 청문회가 속개되자 본격적인 질의에 앞서 김 후보자는 막말 논란에 대해 사과를 표명했다.
김 후보자는 "제가 광장에서 외치던 소리와 장관으로서 청문 절차를 밟는 김문수는 상황 자체가 차이가 난다"며 "제가 했던 어떤 말의 일부를 가지고 의원들과 시비하면 1년 내내 해도 부족할 만큼 제 발언에는 문제가 많다"고 말했다.
또 "의원들이 말하는 것을 모두 받아들이고 사과할 것은 아니지만, 제가 과거부터 지금까지 '극과 극'을 오고 갔던 만큼 청문회 사과에서 지적받은 것은 겸손하게 받아서 새기겠다"며 "필요한 경우는 사과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제 말이 부족한 점도 많겠지만, 발언으로 상처받은 분들이 있다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지적을 받으면 받아들일 것은 충분하게 받아들여 오늘 우리가 처한 어려운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앞으로 나갔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날 청문회 주질의 시간에 김 후보자는 과거 김 후보자가 했던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불인정' 발언과 관련한 박해철 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헌재) 결정은 결정대로 인정 안 할 수가 없다"면서도 "탄핵은 잘못됐기 때문에 역사적으로 재평가될 것"이라고 밝혔다.
'역사적 재평가'가 의미하는 바를 묻자 김 후보자는 "박근혜 전 대통령하고는 나이도 같고 같이 쭉 살았기 때문에 그분이 뇌물죄로 구속된다고 나도 뇌물죄"라며 "그분은 정말 뇌물도 알지도 못하고 받을 사람도 아니다"라고 답했다.
김 후보자는 또 박 의원이 국정농단과 직권남용, 정경유착 등 헌법재판소 결정문에 담긴 주요 탄핵 사유를 언급하자 "그 점에 대해선 동의할 수 없다"며 "헌법재판소 결정이 문제가 있었음에도 재판소의 결정이기 때문에 인정하지만 문구 하나하나에 동의한다고 말씀드릴 순 없다"고 말했다.
과거 탄핵 반대 집회 과정에서 나온 "뻘건 윤석열이 죄 없는 박근혜 대통령을 집어넣었다"는 발언에 대해선 "집회를 하다보면 감정적이고 격한 이야기가 나올 수도 있다"며 "그때는 내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해 상당히 비판을 많이 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박 의원이 '지금이라도 자진 사퇴할 의사가 있냐'고 묻자 "없다"고 일축했다. <저작권자 ⓒ 한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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