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을 하루 앞 둔 14일까지도 윤석열 대통령의 김형석 독립기념관장 선임이 촉발한 여권과 야권·독립 관련 단체 간 친일 여부 공방이 이어지면서 제79주년 광복절 기념식이 반쪽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이날 야권·독립 관련 단체는 대여 친일 공세를 연일 펼치면서 김 관장의 임명을 철회하지 않으면 정부가 주최하는 광복절 기념식에 불참하겠다는 방침을 고집했고, 이에 여권은 강력히 반발하며 광복절 경축식을 보이콧하는 것은 옳은 처사가 아니라고 비판하고 김 관장 뉴라이트 논란에 대해 방어적 태세를 취했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윤석열 정권은 사실상의 정신적인 내선일체의 단계에 접어든 대한민국 역사상 최악의 친일 매국 정권"이라며 "오늘 중으로 김형석 관장 임명을 당장 철회하고 역사 쿠데타 음모에 대해서도 국민에게 직접 사죄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광복 79주년 8·15 국회-시민사회 1000인 선언 공동 기자회견'에서 "급기야 1945년 8·15는 광복절이 아니라며 광복을 부정하는 김형석씨가 독립기념관장이 됐다"며 "5·18기념관장에 전두환을 임명하는 꼴"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이러다가 8·15를 '패전일'로, 독립기념관은 '패전기념관'으로, 독립군은 '무장 테러 단체'로 고칠까 무섭다"며 "윤 대통령은 대한민국 20대 대통령인가, 아니면 조선총독부 제10대 총독인가"라고 비판했다.
이종찬 광복회장은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제가 요새 독립기념관장을 중심으로 한 최근 인사를 볼 때 이것이 단순한 하나의 인사가 아니라 뭔가 이 지하에서 꿈틀거리는 커다란 계획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그런 의심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또 "제가 다시 생각을 하고 생각을 한 끝에 죄송하지만 이번 정부 (광복절) 행사는 불참하고 정부 눈치 안 보고 뭔가 국민에게 진실을 밝혀주는 것이 오히려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을 하고 있다"며 "독립기념관장만 그런 거 아니다. 한국학중앙연구원은 우리 정신문화의 본산지다. 거기에 책임으로 이번에 새로 된 사람의 반일종족주의라는 책을 봤는데 피가 거꾸로 솟아오른다. 이건 완전히 전쟁 전 친일파판을 만들려는 것이 아닌가 하는 그런 의구심을 끌 수가 없다"고 전했다.
다만 일각에선 이 회장의 행보를 두고 윤석열 정부가 독립유공자 후손을 관련 기관 요직에 기용하는 인사 관행을 따르지 않아 몽니를 부리는 것이라는 견해가 나오고 있다.
반면 신지호 국민의힘 전략기획부총장은 이날 YTN '시사정각'에 출연해 "역사적으로 8.15 경축식은 국민 통합의 장이 되어야 하는데 8.15가 날조가 되고 있다"며 "민주당은 (이종찬) 광복회장의 날조 행위에 올라타서 정치 공세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이종찬 회장이나 문재인 전 대통령이 1919년이 건국이라는 주장을 하잖나. 그런데 1910년에 한일 합병이 이루어져서 국권을 상실했다. 그런데 1919년에 건국이 됐으면 일제강점기가 딱 9년이다. 36년을 4분의 1토막 내서 9년이라고 하는 이런 해괴망측한 논리. 그러니까 이종찬 회장은 용산의 밀정이 있다, 어쨌다 하는데 제가 보기에는 이종찬 회장이야말로 일본 극우의 기쁨조 역할을 하고 있다, 이렇게 본다"고 비난했다.
곽규택 국민의힘 수석 대변인은 논평에서 "민주당은 우리 정부에 '친일 프레임'을 씌워 아니면 말고 식의 무책임한 정치공세를 이어가고 있다"며 '국민통합과 경축의 장을 국론분열과 반목의 무대로 변질시켜서는 결코 안 될 것"이라고 밝혔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SNS에 이종찬 광복회장을 겨냥해 "공법단체의 수장이 비현실적 의혹을 남발하며 음모론의 발신자이자 확성기가 됐다"며 "누구보다 갈등을 중재해야 할 광복회장이 오히려 이에 편승하고 있다는 점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SBS 라디오에서 "드러난 팩트만으로 과연 국민들이 이분(김 관장)은 '정말 안 되겠다, 인사 검증에 있어서 심각한 흠결이 있었다'고 보고 있는지는 저는 아직은 좀 세모, 물음표"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야당이나 일각에서 비판하는 것이 정말 정확한 팩트에 기반한 것인지, 그 정도 팩트라면 국민들께서 독립기념관장으로서 이 사람은 정말 맞지 않다고 하는 우려가 있는지에 대해 여론을 조금 더 지켜볼 필요는 있다"고 부연했다.
현재 갈등이 봉합될 기미가 보이지 않음에 따라 광복회는 광복절 기념식을 오는 15일 오전 10시 독립운동단체연합과 함께 백범기념관에서 따로 진행하기로 했다. 광복회는 "광복절 기념식이 경축식 불참이유가 훼손될 것을 우려해 기념식에 정당 및 정치권 인사를 일절 초청하지 않기로 했다"고 전했다.
민주당은 15일 효창공원 내 독립운동가 묘역을 참배한 다음 정권 규탄 성명을 발표할 예정이다. <저작권자 ⓒ 한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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