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청신문

'얼차려 훈련병' 유가족 "육군참모총장, 훈련병 명예회복 약속하지 않았나...진정성 있는 사죄와 투명하고 공정한 수사 요구"

이성우 기자 | 기사입력 2024/08/14 [16:16]

'얼차려 훈련병' 유가족 "육군참모총장, 훈련병 명예회복 약속하지 않았나...진정성 있는 사죄와 투명하고 공정한 수사 요구"

이성우 기자 | 입력 : 2024/08/14 [16:16]

14일 12사단 훈련병 사망 사건 유가족이 군인권센터를 통해 공개한 입장문에서 "육군은 유가족을 기만하는 행위를 당장 중단하고, 이러한 불미스런 사태에 대해서 책임자에게 책임을 똑똑히 묻고, 진정성 있는 사죄와 투명하고 공정한 수사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훈련병 유족은 "수사를 맡은 육군 3광역수사단 32지구수사대장 김 중령은 수사설명회 도중 유가족이 직접 요청한 보강수사 요청과 기록에 담긴 사실과 다른 부적절한 내용 삭제 요청 등은 안중에도 없이 일방적으로 자리를 박차고 일어서 욕까지 하고 나가버렸다"며 "언론에 보낸 해명자료에서 ‘혼잣말’이었다고 변명을 했던데 한참 성질을 내다가 나가면서 유가족과 변호사사무실 직원들까지 다 들을 정도로 보란 듯이 비속어를 하는 것이 혼잣말이 될 수 있냐"고 반문했다.

 

앞서 지난 13일 군인권센터는 해당 중령이 지난 7일 '유가족 변사사건 수사 설명회'에서 "수사 내용 브리핑 후 유가족 측 요구사항을 듣던 도중 '씨X'이라고 욕설을 하며 퇴장하는 일이 발생했다"고 폭로했다.

 

이들은 또 "(육군수사단이 해명 자료에서) '군검찰로의 기록 송부는 행정절차고 수사를 최종 종결한다는 의미가 아니다'라고 하던데 기록을 보내면 군사경찰 단계에서의 수사는 마무리 되었다는 얘기고, 군검찰 지휘에 따라 변사사건수사는 종결된다는 건 저희도 알고 있다"며 "법적인 문제를 잘 모를 거라 생각해서 이러는 것이냐"고 지적했다.

 

군인권센터에 따르면 "군사경찰은 (설명회) 바로 다음 날인 8월 8일, 군검찰로 사건기록을 송부하고 이를 유가족에게 일방 통지한 뒤 수사 종결 수순을 밟고 있다"고 알려졌다.

 

유가족은 "당시 이곳저곳 들르다 적절한 병원으로의 후송이 늦어진 상황과, 사고 발생 직후 의무헬기가 뜨지 않은 이유를 밝혀달라고 했더니 그 내용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를 국군의무사령부 의료종합상황센터로부터 받지 못했다는 이유로 수사를 하지도 않았고, 오히려 유가족에게 검찰 쪽에 정보공개청구를 해서 받아달라는 이야기까지 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육군수사단은 유가족이 속초의료원에 있던 박태인 일병을 강릉아산병원으로 전원 해달라고 요구한 것처럼 수사결과를 만들고 후송 문제를 일단락 지었지만 저희는 그런 적이 없다"면서 "저희는 여러 번 헬기 후송을 요구했고, 군에서 먼저 전화를 걸어와 강릉아산병원 이송이 어떻겠냐고 권해서 먼 곳에서 현장 상황, 환자 상황, 병원 규모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었던 유가족으로서는 '현장에서 그렇게 판단했다면 따르겠지만 그 결과는 국가가 책임지라'는 말을 똑똑히 녹취로 남겨두었다"며 "이런 일이 벌어질 것 같아서 그랬는데 정말 아니나 다를까"라고 덧붙였다.

 

유가족은 "그동안 중대장에 의해 규정에 어긋난 얼차려가 분명 자행되었을 것인데, 대대장과 같은 상급 지휘관들이 어떤 조치를 취해왔는지, 알면서도 방관하지는 않았는지에 대한 보강수사를 요구했다"며 "그러나 수사대장은 유가족이 지적한 부분에 대해서 본인 역시 '의심은 간다'고 하면서도 '현실적으로 수사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했다"고 밝혔다.

 

유족은 그리고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을 향해 "장례식 때 직접 찾아와 철저한 진상규명으로 故 박태인 일병의 명예회복을 약속하지 않았느냐"며 "그냥 대놓고 넘어갈 생각이 아니라면 수사가 조속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달하여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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