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표 전 국회의장이 최근 발간한 본인의 회고록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이태원 사고에 대해 '특정 세력이 조작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고 밝혔다.
본 회고록에 따르면 김진표 전 국회의장이 2022년 12월 국가조찬기도회에서 윤 대통령과 독대할 당시 김 전 의장이 이태원 사고에 대해 "이상민 행안부 장관이 정치적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하는 것이 옳다"고 하자 윤 대통령은 "말이 다 맞으나 이태원 참사에 관해 지금 강한 의심이 가는 게 있어 아무래도 결정을 못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이 사고가 특정 세력에 의해 유도되고 조작된 사건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그럴 경우 이상민 장관을 물러나게 한다면 그것은 억울한 일"이라고 언급했다.
김진표 전 의장은 이 같은 윤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극우 유튜버의 방송에서 나오고 있는 음모론적인 말이 대통령의 입에서 술술 나온다는 것을 믿기 힘들었다"며 "윤 대통령의 의구심이 얼마나 진심이었을지는 알 수 없으나 상당히 위험한 반응이었다"고 회고했다.
야당은 이와 관련 윤 대통령에 대해 공세를 퍼부었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2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국정운영을 극우 유튜버의 음모론에 의지해서야 되겠냐”며 “윤 대통령이 10·29 이태원 참사에 대한 ‘이 사고가 특정 세력에 의해 의도되고 조작된 사건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는 사실이 김 전 의장의 회고록을 통해 공개됐다”고 말했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사실이라면 매우 충격”이라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무한책임을 져야 할 대통령이 극우 유튜버가 떠드는 아무말 음모론에 경도되는 것도 모자라, 사실로 굳게 믿고 국정운영을 하고 있었다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리고 박 원내대표는 “대통령실은 이 내용에 대해 부인하고 있지만, 참사 이후 윤 대통령이 보인 비정상적인 행보를 보면 김 전 의장의 회고록 내용이 사실일 가능성이 매우 높이 보인다”며 “대통령실의 해명만 듣고 그냥 넘어가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윤 대통령이 정말 그렇게 말했는지, 정말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는지, 국민 앞에 분명하게 밝히길 바란다”며 “아울러 지금도 극우 유튜브 시청을 하고 있는지 명백히 밝히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야비하고 악랄한 음모론은 당시 일명 '틀튜브'라고 부르는 극우 성향의 유튜브 채널과 온라인상의 여권 지지자들이 대규모로 퍼뜨렸다"며 "일국의 대통령이 극우 유튜버류의 음모론을 믿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조 대표는 "불순세력 개입설, 각시탈 기름살포설 운운했던 이만희 전 국민의힘 간사가 왜 그런 망언을 했는지 이제야 이해가 간다"며 "윤 대통령이 왜 그리도 유가족을 매몰차게 대했는지도 이해가 간다"고 말했다.
또 조 대표는 "대통령실은 언론에서 다양한 의혹을 제기했기에 조사해 달라고 했을 뿐이라고 핑계를 대는데 어느 언론이 그런 보도를 했는지 국민 앞에 밝히라"면서 "김 전 의장이 윤 대통령의 발언을 왜곡했다고 비난했던데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으로 고발하라"고 쏘아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김 전 의장을 압수수색도 하고 소환조사도 하라. 검찰에 있는 수하들이 알아서 척척 혼내주지 않겠는가"라고 비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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