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역한 20대 남성이 아파트 지하 헬스장에서 운동을 하던 중 1층 남자화장실을 이용했다가 '성범죄자'로 몰려 경찰 조사를 받게 되었다는 사연이 인터넷상에서 퍼지며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23일 사연 당사자 A씨는 경기도 동탄의 한 아파트 헬스장에서 운동을 하던 중 아파트 내 화장실을 이용하고 나왔다. 이후 다음날인 24일 화성동탄경찰서의 경찰이 A씨의 집을 방문했다.
A씨가 공개한 경찰과의 대화를 담은 녹취록과 사진 등의 자료에 따르면 23일 여자 화장실을 이용하던 한 여성이 남자가 들어와 본인이 용변 보는 것을 엿본 것 같다며 신고했고, 신고를 받은 경찰은 화장실 입구가 아닌 그 앞 현관을 비추고 있는 CCTV에 찍힌 사람이 A씨인 것을 확인했다며 A씨를 찾아왔다.
그러나 녹취록에 담긴 A씨에 대한 경찰의 언행은 몰상식적이었다. 무죄추정의 원칙을 무시하고 A씨를 이미 범인으로 확정한 듯한 태도를 보였다.
경찰은 황당해하며 당시 상황을 설명하려는 A씨의 말을 잘라 먹고 "그 상황에 대해 본인이 변명할 게 있을 거 아니에요"라면서 "그 내용은 정식적으로 경찰서 가서 들으려고 해요"라고 말하며 연락처와 신분증을 요구했다. 경찰은 연락처와 신분증을 받으며 “학생이야? 군인이야?”, “지금 나이 몇살이야” 등 범인을 대하는 듯 반말을 했다.
이어 현관으로 나온 A씨의 어머니가 무슨 일이지 묻자 경찰은 "말씀드려도 되냐"면서 사실이 아니니 말씀드려도 된다는 A씨의 말에 "그럼 무슨 상황이었어 본인 생각에는. 의심되는 상황은 맞잖아"라며 몰아세웠다.
또한 A씨가 본인이 어제(23일) 무슨 옷을 입고 있었냐고 물으려고 하자 경찰은 "(조사)일정 같은 건 따로 연락을 줄게"라고 말하며 질문을 일축하고 자리를 떴다.
경찰 측의 무례한 태도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형사사법포탈에 사건 조회를 했는데 나오는 것이 없자 사건 접수가 된 게 맞는지 확인하기 위해 A씨는 화성동탄경찰서를 찾았다.
서내에 있던 경찰은 사건과 관련한 A씨의 질문에 현재 담당자가 없다면서 "본인이 아무것도 잘못한 것 없다면서요", "떳떳하시면 그냥 가만히 계시면 돼요" 등의 발언을 일삼았다.
A씨는 이 같은 사실들을 온라인 커뮤니티와 유튜브 등에 공개했고, 화성동탄경찰서 홈페이지의 자유게시판은 시민들의 항의 글로 북새통을 이뤘다.
논란이 더욱 커지며 경찰의 태도가 도마 위에 오르자 화성동탄경찰서는 홈페이지에 해당 사건에 대해 누구도 억울하지 않게 엄정한 수사를 할 것이라는 공지를 띄웠다. 그러나 무죄추정 원칙을 무시한 경찰의 무례하고 강압적인 태도에 대한 사과를 명시하지 않아 자유게시판에 다시 날 선 비판들이 쏟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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