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23일 차기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하는 기자회견 자리에서 공수처 수사 종결 여부와 무관하게 여당이 '채 상병 특검법'을 발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특검 추천권을 대법원장 등 제3자에게 부여해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이날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은 "(당정은) 사안의 의구심을 풀어드릴 만한 여러 번의 기회를 실기했기 때문에 특검을 반대할 수 없다"며 "국민의힘이 진실 규명을 위한 특검을 나서서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한 전 비대위원장은 민주당의 채 상병 특검법에 대해 "선수(야당)가 심판(특검)을 고르는 경기라 진실규명을 할 수 없다"고 말하며 "민주당도, 국민의힘도 대통령도 아닌 공정한 결정을 담보할 수 있는 대법원장 같은 제삼자가 특검을 골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공수처 수사 종결 여부를 특검 발의 여부의 조건으로 달지 않겠다"며 "제가 당 대표가 되면 국민의힘에서 그렇게 진실 규명을 할 수 있는 특검법을 발의하겠다"고 역설했다.

그러나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의 이 같은 발언에 대한 여권 인사들의 시선은 부정적이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24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한동훈 특검도 야당이 발의했는데 여론조사가 높으면 특검을 할 것이냐고" 물으면서 "(여당 특검 추진은) 나이브하고 순진한 생각"이라며 "역시 정치를 좀 오래 하셔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고 직격했다.

이어 나 의원은 "(채상병 특검법을) 받고 나면 다음에 또 이거 받아라, 저거 받아라 계속 할 것"이라며 "그러면 특검 정국으로 굴러가고 우리가 지금 해야 할 민생은 온데 간데 없게 된다"고 지적했다.

홍준표 대구시장도 같은 날 페이스북에서 "현정권과 차별화는 대선 1년전부터 시작 되어야 하는데 얼치기 후보는 벌써부터 현정권을 흔든다"며 "이미 총선참패로 정권을 흔들어 놓고 당마저 정권을 흔들면 이 정권 온전하겠냐"고 비판했다.

이어 홍 시장은 "채상병 특검 발의에 동참할 여당 의원이 있겠나. 그건 원내대표의 소관"이라며 "(한 전 비대위원장이) 대표가 되지도 않겠지만, 대표가 되어본들 앞으로 선거도 없고 공천권도 없다. 그래서 허수아비가 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홍 시장은 "본인특검 받을 준비나 해라. 그건 보수정권 궤멸시킨 정치보복 수사에 대한 업보"라고 덧붙였다.